러 현대무용 서울무대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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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러시아 현대 무용단이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펼친다. 제5회 서울세계무용제(SIDance·오는 30일~10월 24일)에 초청된 러시아 올가 포나 첼랴빈스크 현대무용단의 '자연스케치''기다림'이 화제의 작품이다.

이 가운데 '자연스케치'는 지난해 러시아 공연예술의 최고 영예인 골든마스크상을 수상했다. 안무가 올가 포나는 러시아적 감성을 잘 표현하는 유럽 무용계의 새별로 꼽힌다. 포나와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는 재독 무용가 김윤정은 같은 무대에 올라 '미친 키스'를 선보인다.

이번 서울세계무용제는 해외 14개 단체와 국내 24개 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호암아트홀·국립국악원 등에서 열린다.

스위스 벤투라 무용단의 '존(Zone)'은 컴퓨터를 활용한 안무의 선구자인 머스 커닝햄을 계승한 작품으로 '테크놀로지 춤'를 표방한다. 커닝햄이 고안한 무보법(舞普法)인 '라이프 폼'에 근거해 안무했다. 6백㎏짜리 산업용 로봇과 영상, 컴퓨터 그래픽 등 테크놀로지를 무용에 적극 끌어들인 게 이채롭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이용인이 이 무대에 출연한다. 이씨는 자신이 안무한 '거울 속의 거울'을 별도로 공연한다.

'아시아 제대로 보기'랄까. 서양 일변도의 사대성을 극복하려는 주최측의 노력이 더욱 돋보이는 게 올 축제의 또 한가지 특징이다. 덕분에 일본 무용이 강세인데, 콘도스 무용단의 '주피터'가 하이라이트다. 비전문 무용수들이 기존 무용의 개념을 깨는 몸짓으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세계 속에서 우리 무용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우리춤 빛깔찾기'에는 김원·김은희·황선자(조선족 무용가), 그리고 한국춤에 빠져 '살풀이'를 현대무용으로 풀어내는 프랑스의 셀린 바케가 출연한다.

동랑 댄스& 뮤지컬 앙상블의 '신 에밀레'는 장르 복합적인 무용으로 주목 대상이다. www.sidance.org,02-763-1178.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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