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만화·애니메이션>"나도 만화가" 꿈을 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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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만화·애니 배우려면

◇서울애니메이션센터=www.ani.seoul.kr, 02-3455-8354

◇부천만화정보센터=www.carto

oncity.co.kr, 032-320-3745

◇한국만화가협회 만화교실=www.kidstoon.com, 02-455-3666

◇우리만화연대=www.urimana.com, 02-752-6525

"와, 그림이 막 움직이는 것 같아요!"

지난 5일 오후 남산 끝자락에 위치한 서울애니메이션센터 3층. 애니메이션 체험학습과정에 참석한 서울 남대문중 1학년 학생 31명이 안수철(46)상명대 만화과 겸임교수의 말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귀기울여 듣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 오전 이곳에 도착, 30여분간 단편 애니메이션을 관람한 뒤 19세기 후반 제작된 초기 애니메이션 기구 중 하나인 '프락시노스코프'를 직접 만들어보았다. 프락시노스코프는 연속 동작을 그림으로 그린 뒤 손잡이를 돌려 가운데 있는 거울에 비친 그림을 통해 애니메이션 원리를 알아보는 기구. 학생들은 12장의 각각 다른 그림을 그린 뒤 이를 돌려보면서 잔상효과가 어떤 것인지 확인했다.

애니메이션 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다는 이길성(41)교사는 "이곳에 와보니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제작과정을 쉽게 알 수 있어 재미도 있고 교육적 효과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대중문화적·산업적 관심이 늘어나면서 직접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그리고 만들어보고자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부천만화정보센터,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몇몇 대학에 개설된 사회교육원은 특색있는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어린이와 중·고생이 주 이용대상인 만큼 방학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여름방학 열렸던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키즈툰 애니틴'과정(8월 5~16일)에서 아이들이 보여준 열기는 뜨거웠다. "아무 것도 모르던 초등학생들이 수업이 끝나도 집에 가지않고 계속 그림을 그리거나 인터넷에서 음악까지 다운받아 자신의 작품 속에 집어 넣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것이 교육기획실 박혜영(35)과장의 말이다. 센터는 이례적으로 수강생들이 만든 작품을 모아 상영하는 제작 발표회를 오는 11일 오후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만화가협회가 지난 8월 3일부터 5일까지 경기도 덕평수련원에서 개최한 '제4회 여름만화학교'에는 2백명이 참가했다. 신문수·이정문·김원빈·고우영·박수동·김삼 등 유명 만화가들과 함께 만화도 그리고 야외생활도 하는 자리여서 예약이 빨리 마감됐다.

부천만화정보센터는 여름방학용으로 사진을 이용한 캐릭터 만들기, 만화신문 만들기 같은 다양한 과정을 선보였다. 조관제(55·만화가)소장은 "만화를 좋아하지만 그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아이와 부모님이 함께 하는 만화박물관에서의 교육이 인기"라고 소개했다.

우리만화연대에서는 ▶누드크로키교실▶만화창작 교사 연수▶제주 어린이 만화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만화·애니메이션에 대한 높아진 관심도를 감안, 올 가을부터는 교육과정이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경우 지금까지 주1회 해오던 체험학습을 9월 중순부터 주3일 하루 2회(총 6회)로 횟수를 늘리고, 대상인원도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유치원까지로 확대했다. 한가지 코스였던 과정도 네가지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이 과정은 학교 단위로 신청을 받아 일반인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부천만화정보센터는 올 겨울방학에는 순정만화가 김동화씨와 함께 하는 주부만화교실과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하는 카툰교육과정도 개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만화가협회는 지난해 처음 개설한 겨울만화학교의 뜨거운 인기를 감안해 내년 1월 중순에 제2회 겨울만화학교를 개최할 예정이다.

꼭 수업과정을 듣지 않아도, 다양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맘껏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정보센터를 찾는 일은 무척 매력적이다. '만화박물관'에서는 국내에서 출간된 각종 만화책 및 만화 관련 자료를 무료로 볼 수 있고, 영상정보실에서는 각종 비디오와 DVD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오후가 되면 이곳은 수업을 마친 어린이 손님들도 북적거린다.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좋은 만화를 골라주고 함께 읽는 부모들의 모습이 꽤 보기 좋다"는 것이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교육기획실 박미영(26)씨의 얘기다.

글·사진=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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