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대세’ 팬택·LG도 팔 걷어붙이고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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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우스

팬택과 LG전자도 스마트폰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졌다. 팬택은 2008년 가을 작전명 ‘EF-10’을 개시했다. 일명 ‘드림 프로젝트’다.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 중인 팬택으로선 회사의 명운을 건 사업이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해외에서 몰아치는 애플 아이폰의 거센 바람이 곧 국내에도 상륙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스마트폰 전략을 짜기는 쉽지 않았다.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운영체제(OS)를 무엇으로 할지가 우선 큰 고민이었다. 한 달 넘게 매일 오전 6시 임원회의를 하는 강행군 끝에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낙점했다. “경쟁 상대가 애플인 만큼 폐쇄적인 아이폰 OS와는 다른 성격을 지닌 강력한 우군이 필요했다”는 생각이었다. 곧바로 팬택 중앙연구소 인력(1300명)의 20%가 드림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그로부터 1년2개월이 지난 올 4월 팬택은 이 회사의 첫 스마트폰인 ‘시리우스’를 내놨다. 이준우 팬택 중앙연구소장은 “구글의 잦은 OS 업그레이드로 인해 지난해 봄 컵케이크(안드로이드 1.5) 버전으로 연구하다 7월에는 도넛(1.6), 10월에는 이클레어(2.0 및 2.1) 버전으로 다시 연구를 해야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시리우스는 시판 후 12만 대가 팔리며 팬택을 국내 스마트폰 제조 2위사로 끌어올렸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개발해 일반에 공개한 베가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 스마트폰 연구인력도 중앙연구소 전체 인원의 50%까지로 늘렸다.

옵티머스 원

LG전자는 지난 3월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 안드로1을 출시했다. 본격적인 시장 공략은 제품명 옵티머스를 쓰면서 시작했다. 옵티머스 기획자들은 지난해 3월부터 15명의 일반 소비자를 24시간 동행 관찰하면서 생활 패턴과 휴대전화 사용 유형 등을 파악했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쿼티자판(PC 키보드의 축소형)을 탑재하고 선호도가 높은 응용 프로그램들을 실은 옵티머스Q를 지난달 출시해 한 달 만에 5만 대 넘게 팔았다.

이 회사는 최근 ‘썬더(thunder)’라는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구본무 LG 회장이 지난달 말 경영진과의 컨센서스 미팅에서 “주눅들거나 늦었다고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제대로 준비해 대응하라”고 당부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옵티머스Q를 모태로 한 첫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원 위드 구글’을 올가을 전 세계 120개 사업자와 손잡고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10월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7 OS에 기반한 스마트폰도 출시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이원호·심재우·박혜민·문병주 기자·이경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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