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총론:4대문 안 리모델링:전문가 의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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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청계천 복원, 시청 앞 광장 조성 등 서울의 모습을 바꿀 여러가지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번 김석철 교수의 제안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우선 金교수의 구상은 강남으로 쏠린 시민의 관심을 옛 시가지로 돌림으로써 서울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기회가 되리란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성급한 외형 바꾸기가 또 다른 마구잡이개발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감안, 더 정교하고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 작성으로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 최막중(도시공학)교수는 "청계천 복원이나 보행 광장·녹지 축 등 청사진이 전문가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검토됐는데도 종종 전시행정이나 소수 도시계획가의 덧없는 이상론으로 치부됐던 점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하고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구체화함으로써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만한 타당성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崔교수는 "단순한 물리적 복원사업이 아니라 강남과 강북의 균형발전을 유도하고, 토지 이용의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입체화·집적화를 이루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예술종합대 김봉렬 교수는 '도시는 생명을 가진 유기체'라는 점을 끝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각한 내과질환은 외면한 채 성형수술과 다이어트에 의존한다면 환자의 건강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봉렬 교수는 특히 "주택·교통 문제는 물론 남북·동서간 격차 등 수도 서울이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함께 이뤄져야 외형적 수술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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