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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이혼男의 섹스 코미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도와줘." 영화가 시작되면 허공에 이런 글씨가 떠있다. 누구의 구조요청일까 ? '셀러브리티'는 이혼한 중년 부부의 이야기다.

어린 나이에 결혼한 저널리스트 리(케네스 브래너)는 이혼을 결심한다. 중단했던 소설을 다시 쓰며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다. 앞으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가리라. 그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스타들을 찾아다니며 시나리오에 관한 아이디어를 들려주고 아름다운 여성과 연애를 한다. 그의 인생은 과연 구원받을 수 있을까 ? 영화를 보면 해답이 긍정적이지는 않다.

'셀러브리티'는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다. 대표작 '애니홀'(1977년)등과 비교한다면 그의 영화는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 덜 심각하고 경쾌하다.'셀러브리티'는 스타를 여럿 만날 수 있는 영화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위노나 라이더·주디 데이비스·샤를리즈 테론·멜라니 그리피스 등이 나온다. 테론은 특히 출연작 중에서 가장 섹시한 자태를 과시하고 있는데 "난 온몸이 성감대"라고 고백하는 모델 역이다.

새 출발을 결심한 리는 어린 여성들과 연이어 관계를 맺게 되고 아내 로빈(주디 데이비스)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흥미로운 건, 리의 인생이 복잡하게 꼬여간다는 것이다. 양녀 순이를 아내로 맞아 스캔들을 뿌렸던 앨런의 과거에 비춰본다면 꽤 냉소적인 유머를 담은 섹스 코미디다. 1998년작이지만 흑백영화다.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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