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일병 사망 은폐 사건 공소시효 떠나 문책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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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故) 허원근 육군 일병의 사망 사고 기사를 읽고 27년간 군 복무를 하고 전역한 사람으로서 충격을 받았다. 최전방에서 오전 2시부터 술판을 벌이고, 총기 사고로 부하가 사망했는데도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시신에 총을 두 발이나 더 쐈다는 사실은 믿기조차 싫다. 자살하는 사람이 세 번이나 총을 쏠 수 없다는 게 분명한데도 모든 것을 묵살하고 자살로 몰고간 군 수사당국의 잘못은 분명히 짚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느 부모가 자식을 군대에 보내려고 하겠으며 병역의 의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겠는가. 국방당국은 당시 관련자들이 어느 부대에 근무하는지를 확인해 공소시효 등을 떠나 문책하고 해임해야 할 것이다. 또 철저히 재조사해 그 결과를 한점 숨김없이 발표하고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자식을 억울하게 잃고 고통 속에 살아온 유가족에게도 정성껏 보상해야 한다. 고인은 순직자로 대우해야 한다. 당시 근무한 부대에서 그의 장례식을 치르고 국립묘지에 안장해 군의 명예와 복무 중인 병사들의 사기를 살려야 한다.

김수곤·제주 북제주군 애월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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