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보조제 불면증 등 부작용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9면

금연 열풍과 함께 금연보조제 시장이 연간 1천억원대 시장이 될 정도로 달아오르고 있다. 금연보조제는 금단(禁斷)현상을 줄여 의지만으로 어려운 금연을 성공으로 유도한다는 점에서 적극 추천된다.

문제는 지나친 판촉으로 부작용이나 남용 우려가 간과된다는 점. 최근 약사 대상의 전문지에 게재된 한 금연보조제의 광고는 이러한 현상을 잘 보여준다.

'새로운 고객 확보에 관한 한 이보다 더 나은 것은 없습니다'라고 주요 제목을 단 한 금연보조제 광고는 '이 제품은 4개월 동안 사용해야 효과를 보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이 기간은 안정된 판매를 할 수 있다'고 약국의 구매를 자극하고 있다. 금연보조제 사용시 복약지도나 약력(藥歷)관리를 철저히 해달라는 내용 대신 돈벌이 수단으로 광고를 한 것.

금연보조제는 엄연한 의약품. 따라서 의사의 처방없이 살 수 있는 제품이라 해도 약사의 복약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에서 최근 판매하기 시작한 파마시아의 니코레트 같은 경우 일본은 1994년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됐다가 지난해 6월에야 비로소 약국 판매를 허용했다. 또 약국 판매 조건으로 사용목적·선행(先行)질환 여부·약물 상호작용·금연 동기부여 등 약사들의 철저한 복약지도가 강조됐다.

금연보조제는 니코틴의 농도를 줄이기는 했지만 담배를 피우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심장질환자나 뇌혈관 장애자·임산부·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에겐 철저하게 금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남용 우려도 제기된다. 씹는 껌 형태의 금연보조제를 전철 안이나 회의장 등 흡연이 금지된 장소에서 담배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대용품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약국에선 금연 의지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철저한 복약지도를 하면서 금연 프로그램과 금연 캘린더 등 사용지침서 및 해설용 카세트 테이프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서홍관 교수는 "금연보조제를 사용할 경우 금단증상을 줄여 금연성공률을 2배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면증이나 불안증·껌 중독 등 약물 사용에 따른 부작용도 있는 만큼 사용전 복약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