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反昌 연대 밑그림 정몽준 동참여부 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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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한동(漢東)·정몽준·박근혜(朴槿惠)의원을 통칭하는 제3세력이 새로운 정당을 모색하고 있다.이른바 '제3신당'이다.

현재 가장 깊은 관심을 보이는 쪽은 이한동 전 총리 같다. 그는 당초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을 선호했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가 주도권을 갖고, 대통령후보를 국민경선으로 뽑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3신당을 차리는 쪽으로 선회했다.

박근혜 의원도 제3신당 합류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선 혼자서 미래연합을 꾸려 나가기가 벅차다. 대선에 독자 출마하기에도 세력이 너무 약하다. 이회창 후보가 싫어 한나라당을 떠났고, 노무현 후보와는 "함께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朴의원이다.

민주당 이인제(仁濟)의원을 비롯한 일부 반노(反) 성향 의원들도 합류 대상이다. 이들이 민주당을 떠날 가능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사람은 자민련의 김종필(JP)총재다. JP는 이들과 정서적으로 가깝다. 그는 내심 제3신당의 조정역을 맡으려는 생각인 것 같다. JP는 제3신당의 성공을 위해 정몽준 의원의 합류가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묘책 마련에 골몰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국당의 김윤환(金潤煥)대표도 반(反)이회창·비(非)노무현 노선이다. 이때문에 제3신당을 추진하는 측에선 교섭단체 구성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정몽준 의원이다. 그는 이회창 후보와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그가 참여해야 제3신당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鄭의원의 주가가 높아 그를 데려오려면 전총리나 朴의원의 출마 포기가 전제조건이 될 수도 있다. 세 사람이 신당부터 만들고 그 후에 후보를 정하자고 합의할 가능성은 정치 현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이 문제가 여의치 않으면 鄭의원은 별도의 독자 정당을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제3신당은 전망이 불투명해진다. 鄭의원은 제3신당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대선 출마 여부부터 결정하는 게 수순"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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