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골프드라마 '라이벌'출연 박경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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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어휴, 제가 주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오랜만에 드라마에 나와서 그런지 힘이 쑥쑥 생기네요!"

재주 많은 엔터테이너 박경림(24·사진)이 또 일을 저질렀다. 올초 '박고테(박경림 고속도로 테이프)' 프로젝트로 가수로 나서는가 싶더니 이번엔 드라마 도전이다.

다음달 3일 시작하는 SBS 골프 드라마 '라이벌'에서 주인공 정다인(소유진 분)의 친구 고은새로 나온다. 검도 선수 출신으로 다인의 매니저를 맡아 그녀를 물심 양면 도와주는, 꽤나 비중 있는 역할이다.

"조연이라도 시청자들의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으면 주연급 아닌가요?" 그는 자신이 '주연급'이라며 밉지 않게 너스레를 떨었다.

박경림은 요즘 여성부의 '멘토(mentor)'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부가 창안한 '멘토제'는 비즈니스·예술·연예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여성 전문가들이 새내기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제도다. 그는 1천명이 넘는 회원들과 인터넷에서 대화도 하고 질문에 답도 해준다.

"제가 멘토가 되다니 가문의 영광이죠. 장관님이 악수할 때 손을 꼭 잡아줘서 더 열심히 할거예요." 좌중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별명이 '빨대'라더니 수긍이 갔다. 누구를 만나든 몇 마디 얘기로 상대방을 정신없이 빨려들게 만드는 능력의 소유자인 것이다.

그런데 이 대단한 능력이 한동안 그를 떠난 적이 있었다. 누구를 만나도 즐겁지 않고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짜증이 났다. 그러다 올초 외국에 나갔다가 망치로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이탈리아 공항에 내렸는데 한국인들이 사인해 달라고 몰려들었어요. 한 1백장 사인을 했을 때 제가 혼잣말로 푸념을 했죠. 지겹다고. 순간 한 아주머니가 그러더군요. '그럼 누가 유명해지래요?'라고요."

그렇다. 누가 억지로 시킨 일이었던가. 내가 좋아서 한 일이었다. 그간의 짜증은 사치였던 것이다. 박경림은 그때 다시 초심(初心)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전처럼 신나고 즐겁게 살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새 목표도 정했다. 12월쯤 유학을 떠나 드라마와 토크쇼를 공부한다는 것. 돌아와서는 토크쇼를 해보고 싶단다.

"수홍이 아저씨랑 라디오도 다시 진행하고 싶어요. 황인용·금보라, 이종환·최유라 선배들처럼 호흡을 짝짝 맞추며 하는 만담요. 정말 재미있을 겁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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