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민주 '兵風카드' 또 꺼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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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4일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 이회창(會昌)대통령후보의 아들 병역 비리 의혹을 다시 꺼내들었다.

1997년 당시 국군 의무사령관(全泰俊)과 청와대 사정비서관(裵在昱)을 새로 거명하며 "대선 전에 후보 측이 병역 의혹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물론 거명된 당사자들이 펄쩍 뛰었다.

◇"이회창 후보를 소환 조사해야"=민주당 노무현(武鉉)대통령후보와 가까운 천정배(千正培)의원에 이어 신기남(辛基南)의원도 후보 공격에 나섰다.

그는 병역·'세풍(稅風)'을 한데 엮어 그 중심에 후보의 동생 회성(會晟)씨를 놓았다.

辛의원은 회성씨가 97년 全씨를 만난 뒤 全씨가 후보 장남의 정밀신체검사 결과가 담긴 서류(신검부표)를 파기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배재욱 비서관이 병무청 등 권력기관의 수사를 막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辛의원은 세풍에 대해선 "회성씨가 이끄는 '부국팀'(후보 후원회)이 후보에게 김영삼(泳三) 전 대통령 면담 참고자료를 만들어 보고했는데 여기엔 국세청·안기부를 동원해 선거자금 모금을 부탁하라는 내용이 있다"며 후보 소환도 요구했다.

辛의원은 이어 기자들과 만나 "제보자가 한사람만이 아니다. 일부 증거도 있다"고 자신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공세에는 후보의 강세 분위기를 반전,'노무현-이회창'구도를 굳혀간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고 한다. 민주당은 97년 병풍, 올해 초 빌라 문제로 후보에게 타격을 준 경험이 있다.

◇"열심히 짜맞춘 소설이다"=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사실무근" "열심히 짜맞춘 소설"이라고 반발했다.

南대변인은 "회성씨가 全씨를 만난 게 사실이나 97년 10월"이라며 "병역이 문제된 것은 7월로, 둘이 만나기 훨씬 전"이라고 말했다.

全씨도 "신검부표가 96년 자동 폐기됐으나 폐기 기록이 없다는 '사소한 실수' 탓에 97년 7월 천용택(千容)의원 등 국민회의의 집중 추궁을 받았었다"며 "그 뒤 千의원이 국방부 장관까지 지냈지만 더 밝혀진 게 뭐냐"고 펄쩍 뛰었다.

한나라당의 서정우(徐廷友)법률고문은 '면담 참고자료'에 대해 "재판과정에서 검찰이 후원회에서 만들었다고 주장했을 뿐 출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이런 공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부심 중이다. 후보의 한 특보는 "우리는 '제보자'로 불리는 사람과 인터넷 신문, 그리고 민주당으로 이어지는 폭로 라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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