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이엔 술집이 최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63면

'물장사가 최고'라는 말이 있다. 술집의 마진이 좋다는 뜻이다. 물장사는 그러나 예로부터 아무래도 천시 당했다. 운영도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요즘은 아니다. 각종 주류 프랜차이즈가 생겨나고 신용카드 결제가 늘어나면서 창업자들에 해볼만한 인기업종으로 손꼽히고 있다.

무엇보다도 20세 이상 성인 남녀가 모두 잠재고객이어서 꾸준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유행을 덜 타 점포의 생명력도 긴 편이다.

전국 어디나 술집 없는 곳은 없다.그래서 이미 포화 상태라는 분석도 있지만 틈새를 잘 공략한다면 승산이 높은 업종이다.

주류전문점 창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같은 주류전문점이라도 어떤 형태로 운영되는지, 고객 서비스는 어떻게 하는지, 최근의 트렌드는 어떤지 먼저 파악한 뒤 차별화 전략을 꼭 세우고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다.

주류전문점도 최근 세분화하는 추세다. 타깃 고객의 연령대와 연출하려는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주점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맥주를 파는 곳으로는 호프·웨스턴바·락바·세계맥주전문점 등이 있다. 소주를 파는 곳에는 꼬치구이 전문점이나 요리주점, 일본식 이자카야, 민속주점 등이 있다. 또 조용히 가벼운 한잔을 원하거나 양주를 마시려는 사람들을 위한 곳으로는 클래식바·재즈바· 칵테일바 등이 있다.

업소 형태를 택하기 전에 주메뉴와 고객 층에 따라 '맛'을 팔 것인지 '분위기'를 팔 것인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순서다.

또 창업 전 주류전문점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도 따져보자. 취객을 상대해야 하고 까다로운 요구에 일일이 응대해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업에 적합한 성격이 아니면 성공하기 어렵다.

넓고 큰 평수와 고급화된 인테리어가 성공의 열쇠는 결코 아니다.경쟁력은 뭐니 뭐니 해도'술맛 나는 집'을 만드는 데 있다. 인테리어와 분위기 연출, 메뉴만 잘 개발한다면 작은 점포에서도 얼마든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주류전문점은 가급적 동일 업종이 몰려 있는 곳에 동반 개점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양한 형태의 주류전문점이 포진하고 있는 상권이어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프집은 규모에 따라 입지 조건이 조금씩 달라진다. 20평 미만의 콤팩트형이라면 단연 대단위 아파트나 주택가 상권이 좋다. 비싼 A급지에 점포를 얻는다 해도 테이블 수에 한계가 있어 기대한 만큼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 창업비용을 최소화해 투자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편이 오히려 낫다. 30평 이상의 점포라면 사무실 밀집지역이나 아파트단지, 또는 대학가나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 낫다.

주점은 주택가보다는 주고객 층이 주로 활동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꼬치구이 전문주점은 30대 이상 직장인이 많이 찾는 편이므로 역세권·오피스 지역의 지하상가 등이 적당하다. 신세대를 겨냥한 요리주점이나 테마주점은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 상권이 최적의 입지다. 또한 서울을 벗어나 주변도시 중심상권에 진입하는 것도 괜찮다.

칵테일바는 20~30대 여성층이 많은 오피스가를 노려야 한다. 대학가·유명 카페촌·신도시 중심상권 등도 적당하다.

김현숙 창업&프랜차이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