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요금·다양한 항로 한·일 뱃길여행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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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과 일본 간의 뱃길이 활짝 열리고 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승객 감소로 부산~오사카 카페리가 운항을 중단하는 등 내리막길을 걷던 한·일 뱃길 여행이 부산아시안게임과 월드컵을 계기로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국제여객선(카페리 포함)은 4개 항로에 9척. 부산과 가장 가까운 일본 도시인 후쿠오카(하카다항)간을 2시간50분 만에 주파하는 초쾌속선 4척이 매일 3회 이상 운항하고 있다.

이 항로는 이용객이 늘어 지난해 3월 한·일 해운무역협의회에서 양국이 여객선 1척씩 추가로 투입하기로 합의, 지난해 말 우리측(미래고속)이 코비호를 띄웠다. 이 항로는 일본항공이 부산~후쿠오카 노선을 지난해 운영난으로 폐지한 뒤 일본인 이용객이 크게 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운항을 중단했던 오사카 항로에도 지난 4월 팬스타라인닷컴이 팬스타드림호를 취항, 주 3회 왕복하고 있다.

시모노세키 항로 한국측 운항선사인 부관페리는 지난 5월 국내 기술로 건조한 성희호로 대체한 데 이어 연말께 부산~히로시마 항로에 1만t급 카페리를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또 부산~대마도(이즈하라항) 항로에 씨플라워호를 하루 1회 운항하는 대아고속해운은 이번 여름 부산~고쿠라 항로에 오션플라워호를 취항키로 하고 현재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한·일 항로 운항 여객선 증가와 함께 이용객도 늘어나고 있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이용객은 26만4천3백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만9천5백44명)에 비해 20.4% 증가했다.

해운업계는 오는 가을 부산아시안게임이 개최되면 일본인 이용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한·일 여객선 이용객이 증가하는 것은 요금이 항공기에 비해 저렴한 데다 항로가 다양하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부산시 등이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정성을 쏟고, 국내 여행업계가 저렴한 일본 관광상품을 다양하게 시판하는 것도 이용객 증가에 한몫 하고 있다.

부산해항청 관계자는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 등 국제행사에 맞춰 한·일간 교류가 어느 때보다 활기를 보이면서 여객선 이용객도 늘고 있다"며 "한·일 여객선 취항과 이용객은 당분간 계속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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