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 쇼'를 6월 최악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으로 선정합니다. 앞으로 제작진에 공개 서한을 보내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있는 답변을 하고 개선 의지를 보일 것을 요구할 겁니다. 그래도 변화 조짐이 없으면 '서세원쇼 안 보기', 온라인 시위 등을 펼쳐 나갈 겁니다."
'지상파 방송 연예오락 프로그램 개혁을 위한 시청자 운동'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모임이 있다. 지난 5월 조직된 것이다.
문화개혁시민연대·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등 7개 시민단체가 주도한 이 모임은 일반 시민을 중심으로 1백인의 위원을 구성해 매월 투표로 최악의 연예오락프로그램을 선정하기로 했다.
'서세원 쇼'는 그 첫 케이스가 된 것. '시청자운동'은 48개 연예오락 프로그램 중 '서세원 쇼'가 29표를 얻었다고 밝혔다. 인신공격성 발언이나 반말이 많으며 사생활 침해·반말이 빈발하고 영화·음반·자사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발언이 많을 뿐 아니라 출연자의 중복·무더기 출연, 진행자 서세원의 자질 문제 등도 있다는 것이다.
'시청자 운동'이 그동안 해 온 것처럼 단순히 프로그램 모니터 결과를 발표하는 데 머물지 않고 특정 프로그램 안 보기 등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선 데는 "더 이상 묵과하기 힘든 상태에까지 왔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한 관계자는 "TV의 오락적인 기능을 무시하는 게 아니다. 엄숙주의에 빠져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따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시청률 경쟁에 빠진 방송사들이 철면피할 정도로 오락=저질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을 엮어 행동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서세원 쇼'등 일부 연예오락프로는 최근 월드컵과 관련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속성인 '웃자고 한 이야기'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상파는 방송의 성격상 보다 엄격한 잣대가 요구된다. 케이블TV·인터넷 방송 등 미디어는 이미 다변화의 길을 걷고 있다. 그렇다면 거기에 담기는 내용도 매체간 구별이 필요하다. 공영방송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옐로 방송'을 하는 건 삼가야 한다는 말이다. 스트립쇼를 외설스럽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은 스커트를 살짝살짝 걷어올리고 있다면 얼마나 모순인가.
이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