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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S<생산 대행 서비스>는 제조업 활력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EMS는 날로 어려워지는 우리나라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유력한 생산 모델입니다."

최근 출범한 한국EMS산업협의회의 정국교(44)초대회장은 EMS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전문가다.

그가 대표로 있는 충북 청주시 소재 ㈜H&T는 VTR헤드와 수정 진동자 등을 만드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EMS 전문기업이다.

EMS(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란 한마디로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제조시스템이다. 고객 업체가 주문하는 물건을 만들기만 하니까 신제품 개발과 디자인·마케팅 같은 부담이 없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과 다른 것은 한 업체가 아니라 여러 업체에 같은 제품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미국 솔렉트론이 널리 알려진 EMS 기업.48개국에 공장을 확보해 미국 IBM·델·컴팩, 일본 소니 등에 물건을 대고 있다. 생산기술에 특화한 데다 대량생산 효과까지 있어 제조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이 생각하는 '한국식 EMS 모델'은 선진국 것과는 좀 다르다.

"외국에서 주문이 오면 이를 회원사 간에 배분하는 온라인 네트워크(www.emskorea.or.kr)를 준비 중이에요. 회원사 저마다의 특장점을 살리자는 거지요."

선진국의 경우 IBM·델 등 동일한 아이템을 가진 기업들이 군웅할거하고 있어 원가를 낮춰야 한다는 점에서 EMS 전문업체들의 운신폭이 크다. 하지만 특정 대기업이 많은 협력업체를 두고 시장을 과점한 한국 토양에서 EMS는 그만큼 힘들다는 것.

따라서 제조업체간 또는 제조업체와 연구개발(R&D)업체간 전략적 제휴로 이를 극복하자고 그는 제안했다.

협의회엔 70여개의 중소 전자 부품·조립업체와 삼성테크윈 등 대기업, 정부기관 등이 참여했다.

정 회장은 1997년 부도를 낸 태일정밀의 임원 출신이다.

함께 쓰러진 계열사 뉴맥스의 근로자들이 퇴직금을 모아 H&T를 세우자 그가 경영을 맡아 연 매출 1천억원 업체로 일으켜 세웠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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