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현장의 숨은 장면을 찾아라 MBC '이경규가 간다' 카메라 7대로 생생한 열기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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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경기장이 떠나 갈 듯 함성을 내지르는 관객, 장내 경비에 여념없는 경찰의 긴장된 표정, 볼스태프(속칭 볼보이)의 발빠른 행동, 그리고 히딩크 감독의 뒷모습….

길거리의 대형화면이나 가정의 TV를 보는 대다수의 국민은 화면 속 경기장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월드컵 특집 '이경규가 간다(사진)'가 이러한 갈증을 해소해 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전 세 경기 모두의 생생한 열기를 현장에서 그대로 전달,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경규가 간다'는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당시 한국이 네덜란드에 0-5로 대패하자 이경규는 눈물을 펑펑 흘리기도 했다.

제작진은 당시의 촬영 경험을 바탕으로 올초부터 월드컵 특집을 위한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예선전 세 경기, 16강·8강전 티켓을 일찌감치 인터넷으로 예매했다. 또 진행자와 PD· 카메라맨 등 제작진 8명을 위한 취재용 AD카드를 확보해 놨다.

경기 당일 현장에 들어간 제작진은 FIFA로부터 촬영 허가를 받은 ENG 카메라 두대와 캠코더 5대를 활용해 생생한 장면을 잡아냈다. 한국 선수가 골을 넣을 땐 상대팀 골키퍼의 표정을 잡아내는 등 경기장의 이면(面)을 보여주는 데 역점을 뒀다.

진행자들은 장내에서 숨은 일꾼들을 찾아나서기도 했다.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뒤 "이래서 내가 축구에 미쳐 살지…"라며 눈시울을 붉힌 차범근 해설위원의 모습에 같이 울고 자원봉사자들의 선한 눈망울에 박수를 보냈다.

한편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진행자의 일부 껄끄러운 발언을 문제 삼는 의견들이 올라왔다. 지난 14일 한국-포르투갈전에서 포르투갈 선수 두 명이 퇴장당하자 "우리나라 선수들하고 (포르투갈) 골키퍼만 남는 것 아닌가요. 주심이 다 내보낼 건가봐요" "피구는 피할 '피'에 공 '구' 자"라는 등의 발언들이다. 그러나 이경규씨는 "상대를 비하한 발언은 결코 아니다. 우리팀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코미디적인 말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경규가 간다'는 18일 벌어진 한국-이탈리아전의 뜨거운 현장 뒷모습도 23일 공개한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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