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중국인들도 미국 원정출산 ‘띵호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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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중상류층 임신부들이 원정 출산을 위해 미국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가 4일 보도했다.

베이징(北京)의 임신부 왕룽은 조만간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원정 출산을 떠날 예정이다. 임신 6개월째인 그는 남편과 맞벌이로 연간 25만 위안(약 4500만원)을 버는데 이번 원정 출산 비용으로 10만 위안을 준비했다. 출국 전 수속 비용, 병원 입원 비용, 산후조리를 포함한 3개월 체류 비용을 포함한 것이다.

적잖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미국 원정 출산을 강행하는 이유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선 한 자녀 정책을 어겨도 중국 당국의 처벌을 받지 않는다. 중국은 30년 이상 시행해온 한 자녀 낳기 정책 때문에 둘째 아이를 나으면 벌금을 물거나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부모의 국적과 무관하게 미국 시민권이 생기는 것도 원정 출산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특히 중국에서 아이를 낳고도 호적에 올리지 못한 채 키우는 헤이하이쯔(黑孩子)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매월 50건의 원정 출산을 대행하는 상하이(上海)의 한 업체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중국인들에게 개인 관광 비자를 내주기 시작한 2008년 말 이후 원정 출산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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