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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세구나" 포르투갈 조직력 추스리며 부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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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승후보로 꼽히는 포르투갈의 진면모가 드러났다. 포르투갈은 지난 5일 미국전에서 패할 때 나타났던 조직력 난조를 점차 추스른 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공격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폴란드에 4점차로 대승했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드진

포르투갈은 아일랜드·네덜란드 등이 속한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죽음의 2조'를 10경기 33득점이란 무서운 공격력으로 뚫고 나왔다. 또한 최근 25번의 A매치에서 한번도 무득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포르투갈 공격력의 비결은 루이스 피구·세르지우 콘세이상·후이코스타가 이끄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드진에 있다. 공세적 축구를 추구하는 포르투갈은 미드필드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변형된 형태의 4-5-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한다. 미국과 폴란드와의 경기 모두 원톱 파울레타를 앞세우고 피구·콘세이상이 좌우에 포진시킨 4-5-1을 들고 나왔다.

피구와 콘세이상은 초반에는 폴란드의 강한 압박으로 고전했지만 곧 창조적인 플레이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좌우를 넘나들며 그라운드를 넓게 사용했고, 스루패스와 공간패스로 발재간이 뒤지는 폴란드 포백 수비라인을 쉽게 뚫었다. 한국은 경기 내내 미드필드부터 강하게 압박해 포르투갈 미드필드진의 움직임을 봉쇄해야만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파울레타 경보령

이날 경기에서 단번에 세골을 작렬한 파울레타는 올시즌 프랑스 르샹피오나리그에서 프랑스의 지브릴 시세와 함께 22골을 기록, 공동 득점왕에 오른 골잡이다. 특별히 빠른 발을 가지지 않았지만 순간적인 탄력을 이용한 개인돌파는 탁월했다.

전반 14분 파울레타는 주앙핀투의 스루 패스를 뒤에서 치고 들어오면서 재빠르게 낚아채 골네트를 가르는 기민함이 돋보였다. 후반 20분에는 미끄러지면서도 기어코 볼을 골문 안으로 밀어넣는 대단한 집착력을 보였다. 후반 32분 폴란드 토마시 바우도흐를 여러 차례 페인트 모션으로 속이면서 공간을 스스로 열고 골로 연결하는 개인기는 탁월했다.

◇취약점

공격 위주의 축구를 구사하다보니 아무래도 수비의 허점이 많다. 포르투갈은 포백시스템을 사용하지만 일자 형태가 아니라 반달 모양으로 휘었다. 또한 발이 느린 편이다. 지난 3월 핀란드와의 평가전(1-4 패배)에서 보듯 빠른 측면돌파와 기습적인 원패스에 쉽게 뚫린다. 이 약점은 미국전에서도 초반 35분간 3실점으로 연결됐고 수비를 강화했다는 폴란드전에서도 특별히 나아지지 않았다.

중앙 수비를 맡으며 뒤에 처진 페르난두 코투와 조르제 코스타는 여전히 폴란드의 빠른 침투에 허둥지둥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페티트와 파울루 벤투는 느린 발을 의식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따라서 전방과 후방의 간격을 파고든 폴란드의 역습에 자주 위험한 상황을 초래했다.

전주=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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