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유상철 미국전 못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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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폴란드전 완승의 감격도 컸지만 승리 뒤의 상처도 작지 않았다.

부상한 황선홍·유상철 등 핵심 선수들이 아직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해 미국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역시 부상 중인 이영표와 함께 7일 오후 은밀하게 경주 시민운동장을 찾아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 등 재활팀과 함께 한시간 가량 재활훈련을 했다. 예정에 없던 깜짝 훈련이었다.

이들은 8일 오전에도 비공개 훈련에 참가했다. 이들의 미국전 출전 가능성이 짚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이들의 출전 여부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다만 둘 중 유상철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들이 뛰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 두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두 선수가 빠진 공백을 다른 선수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공백에 따른 선발 라인업에 연쇄 변동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역시 김태영-홍명보-최진철로 이어지는 스리백 최종 수비진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굳힌 김남일, 좌우 윙백 이을용·송종국은 불변이다.

3-4-3 전형의 공격수 세명과 미드필드의 정점인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가 베일에 가려 있다.

황선홍·유상철이 모두 결장할 경우 최전방 공격수 세 자리는 모두 바뀔 가능성이 크다.

사이드에서 활약이 더 활발하지만 지난달 잉글랜드와의 평가전 등에서 중앙 공격수로 뛰었던 설기현을 미국전에서도 같은 자리에 배치할 수 있다.

왼쪽 날개 설기현이 자리를 바꿀 경우 좌우 날개는 빠른 스피드와 체력이 돋보이는 이천수·최태욱의 기용이 점쳐진다. 박지성이 오른쪽 날개 자리에서 벗어난다면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과 강한 체력 등이 요구되는 공격형 미드필더 기용이 유력하다.

최근 득점 감각에 물이 오른 박지성은 지난해 12월 미국과의 평가전, 지난 1월 골드컵 쿠바전에서 플레이 메이커로 기용됐었다.

유상철만 결장할 경우 포워드 셋은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비게 되는 한 자리의 플레이 메이커 후보로는 체력과 수비 가담에 문제가 있지만 패스 능력이 일품인 윤정환, 최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자주 기용됐지만 최전방 밑의 처진 자리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한 안정환 등이 유상철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요원들이다.

경주=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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