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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위츠 "북한 1년 내 붕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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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인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 연구소 수석연구원(사진)은 "북한이 1년 안에 스스로 붕괴할 것이며 김정일은 내년 크리스마스를 즐기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3일 워싱턴 허드슨 연구소에서'평양엔 크리스마스가 없다:김정일 정권은 지속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김정일 정권 유지에 들어가는 대가가 점점 커짐에 따라 중국이 (북한의) 한 장군을 골라 정권을 탈취케 하고 그로 하여금 중국군 20만명을 북한에 보내도록 요청케 한다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9월 미 상원이 북한인권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은 북한 정권의 종말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그런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에서'북한 정권 붕괴는 한국이 가장 바라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며"이는 한국을 고립시키는 곤혹스러운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19%에 불과해 그의 대북정책이 국민의 동의를 받는다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방청석에 앉아있던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한국민 다수의 의사를 반영하고 있으며 북한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대량살상무기, 남북협력 등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가 많아 다차원적으로 북한을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호로위츠는"문제는 복잡하지 않고 매우 단순하다"고 되받았다. 그는"한국민이 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실망한 것은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지지율로 명백히 드러났고 노 대통령의 (대북 유화적) 발언은 부시에게 충격을 안겼다"며"한국관리들은 늘'북한인권이 문제긴 하지만'이라 말하는데 인권문제에'하지만'은 없다. 만약 중국이 김정일을 제거하고 북한체제 변화를 꾀하면 한국은 비극적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컨대 북한이 중국의 속령이 되고 이에 반발하는 한국은 미국과 일본의 외교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대사관 관계자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상부의 지시를 받은 바 없고 스스로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사관 관계자가 미국 인사의 강연내용을 면전에서 반박한 것은 이례적이다.

◆ 호로위츠는=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촉구하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중에서도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 북한인권법안 초안을 작성했으며 이 법에 따라 신설될 북한인권특사직 후보로 꼽히고 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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