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원서 의대로 … 의사 양성 중심 U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현재 고 1이 치르는 2013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의과대학 진학 문이 크게 넓어진다. 2013~2014학년도 대입에서 의예과 정원은 현행보다 최대 230명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중 2가 치를 2015학년도 대입부터는 정원이 더 많아지게 된다.

정부가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중 하나를 대학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대 체제로 복귀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대 정원은 한해 1372명(의전원 1687명)이다.

1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학제개편방안에 따르면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 운영하는 대학들은 2015학년도부터 의대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미 의전원으로 전환한 대학도 2017학년도부터는 의대로 바꿀 수 있다. 치대와 치의학전문대학원도 마찬가지다.

교과부 김관복 대학지원관은 “의전원은 다양한 학문을 배운 의사를 양성하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교육기간이 길고 등록금이 비싼 데다 의전원 탓에 이공계 대학원 기피 현상까지 생겨 개편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의대·의전원 병행대학은 서울·연세·고려·성균관·한양대 등 12곳이다. 의전원 전환대학은 가천의·건국·경희대 등 15곳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병행대학들은 대부분 의대로 전환하고, 의전원 전환 대학도 상당수 의대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형 메디컬 스쿨을 표방해 2005년부터 시행돼온 의전원 제도는 사실상 실패로 끝나게 됐다.

다만 교과부는 의전원을 염두에 두고 대학에 들어갔거나 대입을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경과기간을 마련했다. 병행대학은 현재 대학 1학년이 의전원에 입학하는 2014학년도까지 현 체제를 유지한 뒤 2015학년도부터 전환할 수 있다. 의전원 전환 대학도 현재 고 2가 의전원에 입학하는 2016학년도까지 유지한 뒤 2017학년도부터 의대로 되돌아갈 수 있다. 의전원에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는 해당 과정이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예상대로 많은 대학이 의대로 전환하면 의대 진학 관문은 넓어지게 된다. 교과부는 4년제인 의전원에서 6년제 의대(예과 2년+본과 4년)로 전환할 경우 2년 전부터 미리 예과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 본과생이 부족한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2015학년도에 의대로 전환하는 대학은 2013학년도부터, 2017학년도 전환 대학은 2015학년도부터 예과생을 뽑는다. 하지만 교과부는 다양한 전공자를 의사로 양성하자던 의전원 도입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의대로 복귀할 경우에도 초기 4년간은 입학 정원의 30%를 학사 편입학으로 선발토록 했다.

의대 전환을 앞두고 미리 뽑는 예과생은 2년간 한시적으로 입학정원을 늘려 충당한다. 2015학년도 전환 대학은 2013~2014학년도에 정원의 20%씩을, 2017학년도 전환 대학은 2015~2016학년도에 정원의 70%씩을 뽑게 된다. 병행대학 15곳이 2015학년도에 한꺼번에 의대로 전환한다면 2013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이 230여 명씩 늘어난다. 2017학년도에 의전원 전환 대학 중 일부가 의대로 바뀌면 정원은 더 증가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정원 증가폭을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의대 입학 기회가 많아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성탁·김민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