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애니메이션 방송시간 늘려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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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사단법인 만화애니메이션학회(회장 박세형)·한국애니메이션예술인협회(회장 이춘만)·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회장 강한영)·우리만화연대(회장 주완수)등 애니메이션 관련 네 단체가 한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TV에서 애니메이션 방송시간, 특히 창작 애니메이션 방송시간을 늘려달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전국의 업계 종사자, 관련 대학 교수·학생들과 21일 오후 2시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 모여 '방송용 국산 창작애니메이션 의무방영 총량제 관철을 위한 방송법 개정 서명운동 발대식 및 법개정 촉구 결의대회'를 연다.

이들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애니메이션 방송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창작 애니메이션의 입지도 약화되고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1998년 가을 국산 애니메이션 TV 의무방영제가 시작됐다. 전체 방송시간 중 일정 시간을 의무적으로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편성하고 이를 점점 늘려간다는 총량제 개념이었다. 방송분의 70%이상을 차지하던 외국 작품들의 독주를 막고 창작 애니메이션 장려를 위해 영화의 '스크린쿼터제'를 원용한 방책이었다.

그런데 2000년 방송법이 개정되면서 대상시간이 전체 방송시간이 아니라 전체 애니메이션 방송시간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방송 3사 평균 3백34분이던 주간 평균 애니메이션 방송시간은 2001년 3백9분, 2002년 2백58분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 제작자협회의 조사결과다. 방송시간 자체가 줄면서 의무적으로 방영해야하는 창작 애니메이션 방송시간이 줄어든 것은 물론이다.

한 관계자는 "특히 MBC의 방송축소가 심각하다. 현재 주간 1백20분 편성에 그치고 있다. 이중 국산이 60분이며 그나마 30분은 재방송이다. 그럼에도 MBC는 50% 국산편성이라는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방송사의 공식입장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편성권은 방송사의 독립적인 권한사항으로 침해되서는 안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다.

제작자협회 이교정 전무는 "현재 애니메이션이 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춘 나라는 미국·일본·프랑스·영국 등 몇 나라에 불과하다"며 "콘텐츠의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는 지금,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국내 고용창출에도 기여하며 문화산업 전반에 높은 부가가치를 가져오는 창작 애니메이션 육성발전에 국가와 방송사가 머리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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