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최고의 광고모델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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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하반기 광고시장에 '대~한민국' 바람이 불 수 있을까.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광고주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태극전사'들의 인기가 상품 이미지 제고에 좋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축구스타의 광고는 단연 박지성이 주도하고 있다. 광고 마케팅 전문 포털 ‘애드와플(ADwaple)’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열기과 함께 박지성을 6월의 CF킹에 선정한 바 있다. 현재 박지성은 SK텔레콤, 삼성전자 파브, 질레트, GS칼텍스 등 총 11개의 방송, 지면 광고 계약을 맺고 있다. 박의 모델료는 연간 약 1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박 이외에도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보인 선수들을 주목하고 있다. 광고대행사 웰콤의 김영숙 부장은 “상반기 광고시장을 김연아와 박지성이 주도했다면, 하반기에는 월드컵에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젊은 선수들이 부상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했던 안정환과 부진한 모습을 보인 김남일 등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는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최고의 스타로 부상한 이정수다. 이번 대회를 통해 '골 넣는 수비수'라는 닉네임을 얻은 이정수는 '멀티플레이어'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각종 업계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수는 이미 정성룡과 함께 남성잡지 '아레나'에서 상반신을 드러내며 패션화보를 촬영한 바 있다. 또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한 차두리, 멋진 두 골을 선사한 이청용,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16강 진출의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한 박주영 역시 광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영 건'들의 모델료를 연간 약 1~2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차두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로봇설'로 숱한 화제를 뿌리며 대중적인 스타로 부상해 광고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이 크다. HS애드 김성호 차장은 "차두리는 '로봇 조종사'인 아버지 차범근과 함께 광고계 등장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광고업계가 이들 태극전사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월드컵 프로모션 기간에 맞춰 박지성, 박주영, 이청용을 모델로 기용한 삼성전자는 3D TV광고에서 이들을 출연시켰다.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해외파 선수 들의 리얼하고 역동적인 경기 모습이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실제로 이는 매출 30% 상승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 세 선수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둬 그 효과가 배가 됐다는 후문이다.

이영표를 광고모델로 내세웠던 외환은행 역시 ‘모든 골의 뒤엔 그가 있었다’라는 잔잔한 내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골을 직접 넣는 포지션은 아니지만 골게터를 돕는 이영표의 이미지가 ‘성공을 돕는 파트너’라는 은행 이미지로 연결된 것이다. 은행이 계산하는 월드컵 기간 중 광고효과는 약 550억원 정도이며, 브랜드 인지도는 10%가량 높아졌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한편 광고업계에서는 ‘감동의 눈물’로 관심을 모았던 북한의 정대세도 관심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HS애드의 김성호 차장은 “정대세는 개인적인 스토리가 강하고 소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모델로 활용하기에 아주 좋은 케이스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 등에 따른 남북경색상황에 영향을 받아 광고모델로 나서기 어려운 경우”라고 말했다. 정대세가 광고모델로 나왔을 때, 소비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멀티미디어팀=유혜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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