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값 급등… 물가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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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물가 상승 조짐을 미리 보여주는 지표인 원재료와 중간재 가격이 많이 올라 하반기 물가 불안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원재료·중간재 가격이 전달보다 2.5% 올랐다고 17일 밝혔다.

원재료·중간재 가격은 지난해 후반에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올 들어 1월과 2월에 각각 0.5%, 3월에 1.3%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원재료 가격은 산유국의 감산(減産)과 미국의 소 도축량 감소 등으로 인해 원유·우피·천연고무 등 주요 수입원자재를 중심으로 전달보다 9.2%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18.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중간재 가격은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주요국의 화학공장 보수(補修) 등으로 석유제품(5.0%)·화학제품(5.3%)·1차 금속제품(0.7%) 등을 중심으로 전달보다 1.5% 올랐다.

그러나 최종재(서비스 제외)의 가격은 석유류와 신문 등 일부 소비재만 올라 전달보다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최종재 가격은 아직 많이 오르지 않아 현재 물가는 안정된 편이지만 원재료·중간재 가격 상승이 최종재 가격에 반영될 하반기 이후에는 물가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인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원유값 상승세가 지속되면 물가 상승뿐 아니라 경상수지 적자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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