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컵 2002> 성남 '준비된 우승' 올 2관왕 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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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성남 일화가 2만여 홈 팬들 앞에서 우승 축포를 쏘아올렸다.

성남은 12일 열린 프로축구 아디다스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 현대와 1-1로 비겼으나 종합전적 1승1무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3월 슈퍼컵 우승에 이어 올시즌 2관왕.

성남 차경복 감독은 경기 시작 전 "수비나 든든하게 세우겠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3-1로 승리한 성남으로서는 두점차 이상으로 지지만 않으면 우승이 확정되기 때문이었다.

전반 시작 후 30여분 동안 성남은 차감독의 말처럼 철저히 지키는 축구를 했다. 평소 공격에 적극 가담하던 미드필더 올리베와 신태용·박남열 모두 거의 하프라인을 넘지 않았다. 반면 큰 점수차로 이겨야 하는 울산은 이길용과 파울링뇨를 앞세워 꾸준히 성남의 골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7~8명이 밀집해 있는 성남의 수비벽을 뚫기는 쉽지 않았다. 울산의 공격이 물꼬를 튼 건 전반 34분 김현석의 그림같은 프리킥이었다.

성남 김상식의 파울로 문전 20m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을 노장 김현석이 오른발로 감아찼고, 발끝을 떠난 공은 골대 오른쪽 모서리에 박혔다. 성남 골키퍼 김해운이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절묘한 골이었다. 김현석은 통산 최다 골 기록을 1백7호로 늘렸다.

쫓기는 입장이 된 성남은 후반 들어 적극적인 공세로 나왔다. 김대의와 올리베의 빠른 발을 활용, 측면 돌파를 시도했고 포백 라인까지 뒤처져 있던 김상식이 공격에 적극 가담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후반 11분 문삼진-샤샤-김대의로 이어진 골찬스를 아쉽게 놓친 성남은 1분 뒤 신태용의 강한 프리킥을 김상식이 헤딩, 동점골로 연결시켰다. 울산은 총공세에 나섰으나 체력이 현격하게 떨어져 오히려 실점 위기를 여러 차례 넘겨야 했다.

성남=전진배·이철재 기자

아디다스컵은 김대의(28·성남)를 위한 무대였다. 타이틀은 없지만 성남 우승의 1등공신은 당연 김대의다.

지난 3월 20일 수원 삼성전에서 종료 직전 천금같은 결승골로 주목을 받은 김대의는 빠른 발을 이용, 모두 8골을 터뜨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소감은.

"컨디션이 좋아 뭔가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보다 어시스트를 많이 하고 싶었다. 이 분위기를 정규리그에서도 이어가고 싶다."

-지난해와 비해 뭐가 달라졌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덕에 체력문제가 해결됐고, 대회 초반부터 골을 넣으면서 자신감을 굳혔다."

-샤샤와 콤비 플레이로 팀 공격을 주도했는데.

"지난 시즌에 비해 시야가 넓어져 반대편에 있는 샤샤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었다. 경기 직전 꼭 작전판을 두고 샤샤와 함께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누가 제일 고마운가.

"아내(조성은·27)와 4개월 된 아들(원준)이다. 가족이 응원한 경기에서는 꼭 골을 넣었다."

이철재 기자

◇12일 전적

▶결승2차전(성남)

성 남 1:1 울 산

(득)김상식②(후12·(助)신태용·성남) 김현석③(전33·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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