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컵 2002> 샤샤-김대의'무적 콤비' 성남 먼저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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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성남 일화가 우승의 문턱에 한발 다가섰다.

성남은 8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아디다스컵 결승 1차전에서 샤샤(1골·2도움)·김대의(2골)의 눈부신 콤비 플레이로 울산 현대를 3-1로 꺾어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따냈다. 샤샤와 김대의는 이날 경기까지 팀 전체 득점(20골)의 75%에 이르는 15골을 합작함으로써 '황금 콤비'의 명성을 입증했다.

전반전 주도권은 울산이 잡았다.미드필드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울산 박진섭·신병호·변성환 등 신인들의 파이팅에 눌려 성남은 계속 끌려다녔다. 울산의 오른쪽 날개 박진섭은 성남 진영을 휘저으며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41분 박진섭의 스루패스를 받은 이길용이 골라인 근처까지 돌진해 왼쪽 골포스트를 향해 슛했으나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고, 43분에도 박진섭의 패스를 신병호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결정적 찬스를 놓친 울산이 주춤하는 사이 성남이 노련미를 발휘했다. 연이은 위기를 벗어난 성남은 전반 44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올리베가 밀어준 침투패스를 샤샤가 침착하게 선제골로 엮어냈다.

후반전 반격에 나선 울산은 중앙 수비수로 뛰던 김현석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로 전진 배치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는 실수였다. 골문이 열린 쪽은 성남이 아니라 울산이었기 때문이다.

후반 26분 샤샤의 롱 패스를 받은 김대의가 드리블을 하는 순간 오프사이드로 오인한 울산 수비수들은 그대로 멈춰 서있었고, 김대의의 강슛은 골네트를 갈랐다. 울산은 후반 32분 정성훈이 한골을 만회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불과 1분 뒤 샤샤의 패스를 넘겨받은 김대의의 쐐기골로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울산은 이날 경기에서 초반부터 '협력수비'를 펼쳤다. 두 선수가 한 선수를 막아야 하는 만큼 체력 부담은 크지만 더 효과적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울산의 서덕규·김도균은 우측의 김대의를, 끌레베르·김현석은 좌측의 샤샤를 맡았다. 족쇄가 채워진 샤샤·김대의는 전반 내내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샤샤의 선제골도 울산 수비수들의 실책이라기보다 상대 수비의 마크를 2선 침투로 뚫어낸 재치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상대의 선제골로 조급해진 울산은 공격적으로 나가기 위해 공격수 신병호 대신 수비수 조세권을 투입하면서 김현석을 전방으로 끌어올렸다. 그 순간 전반 내내 샤샤와 김대의를 괴롭히던 '족쇄'가 풀려버렸다. 울산의 성급한 공격 욕심이 결국 수비의 조직력을 스스로 무너뜨린 결과를 빚은 것이다.

결승 2차전은 12일 오후 2시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울산=장혜수·이철재 기자

◇결승 1차전(울산 문수)

성 남 3:1 울 산

(득)샤샤⑩(전44·(助)올리베)김대의⑦⑧(후26·(助)샤샤,후33·(助)샤샤·이상 성남) 정성훈②(후32·(助)아리넬송·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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