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한나라당, 시대 발전 못 따라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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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무총리는 20일 한나라당을 겨냥해 "시대는 발전하는데 남북관계가 발전하는 것을 못 따라가고, 시대에 뒤떨어지면 역사를 이끌 수 없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국정자문위원회 연찬회 특강이 끝난 뒤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다.

이해찬 총리가 20일 오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국정자문위원회 연찬회에 참석, 참여정부의 성과와 전망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 총리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구나 하고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

이 총리가 특강을 마친 뒤 한 참석자는 "일전에 '차떼기' 발언으로 한나라당을 자극했는데, 다음번엔 경제성장 등 한나라당의 장점을 부각하는 말을 해주면 한나라당이 감동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그러자 이 총리는 "경제성장은 공화당 때로, 한나라당은 연장선상에 있을지 모르나 한나라당의 성과는 아니다"면서 "잘하는 점이 있으면 당연히 칭찬하겠으나 사리를 가려 사실에 기초해 평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어려운 시기에 용공 음해, 빨갱이 소리 다 들어가면서 남북관계에 물꼬를 텄는데, 한나라당은 퍼주기라고 비난하고 방해하고, (임동원) 통일부 장관도 해임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은 2001년 9월 자민련과 공조해 임동원 장관 해임건의안을 가결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역사의) 흐름을 보면 그게 불신임할 상황이었느냐"며 "오히려 지원했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대는 그만큼 빨리 변하고 있다"며 "(한나라당도) 시대를 앞서가고 선도하는 정당으로 변해야 역사를 이끌어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총리는 특강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북핵 관련) 6자회담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적인 남북관계 진전에 6자회담까지 열리면 한반도 평화가 한 단계 발전할 것"이라며 "정부는 한반도 문제의 경우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풀어가도록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경제문제와 관련, 이 총리는 "내년에는 수출이 2800억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며 "내수가 어려워 국민이 수출의 경이로운 성장을 피부로 못 느끼고 있으나 내년 하반기부터는 국내 경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구나 하고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이 총리는 "거품을 넣어 경기를 부양하는 일은 안 한다는 방침"이라며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10조~20조원을 넣으면 일시적으로 경기를 부양할 수 있으나 그건 금방 꺼지는 데다 어려움을 다음 정부로 넘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민석.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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