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수지침 과학적 근거 속속 입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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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한국에서 개발된 고려수지침에 의한 인체 생리변화가 일부 입증되면서 진단 및 1차 치료기능으로서의 가치가 뒷받침되고 있다.

지난 27, 2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6회 한·일 고려수지침 학술대회에는 한국·일본·캐나다·오스트리아 등 국내외 학자들이 참석, 수지침의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논문과 임상 사례들을 발표했다.

부산대 의대 신경과 박규현 교수는 고려수지침 유태우 회장이 개발한 수지침 진단방법인 음양맥진법의 진단적 가치와 근거를 제시했다. 음양맥진이란 뇌로 올라가는 총경동맥과 추골동맥, 그리고 손목에 있는 요골동맥의 혈류 형태와 속도를 파악해 질병상태를 진단하는 것이다. 건강할 때는 혈류가 평이하고, 안정적이지만 질병이 생기면 맥상이 빨라지면서 불규칙적으로 바뀐다는 것.

박교수는 혈류속도 촬영기(TCD)를 활용해 이 세가지 맥이 상호 상관관계를 가지고 질병이 나타났을 때 불안정한 상태로 바뀐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즉 추경동맥과 요골동맥은 같은 흐름을 보이지만, 총경동맥과는 역(逆)상관 관계를 보이며 질병에 따라 변화를 보인다는 것.

박교수는 "수지침으로 질병이 나타난 손의 상응부를 자극한 뒤 혈류의 형태와 속도를 측정할 경우 치료의 객관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그는 손의 혈(穴)자리에 수지침을 찌른 후 시간대별로 얼굴의 체온이 변화하는 것을 보여준 실험을 발표했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여성의 건강과 미용에 관한 임상사례가 많이 발표됐다. 고려수지침 서울 강남지회 김순진 회장은 생리통을 겪고 있는 여대생 2백7명에게 수지침 이론에 따라 손가락에 반지를 착용케 한 결과 94%에서 통증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수지침반지나 은박지를 좌우 다섯 손가락에 끼도록 하고, 통증 유무를 설문조사했더니 완전 해소 56명, 많이 완화 90명, 조금 완화 47명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들 중에는 진통제를 먹는 사람이 76%나 됐었다.

일본의 하세가와 침구원 하세가와 가즈마사 원장은 "15년 동안 투병해 온 류머티스 환자에게 수지침 요법을 2년간 시술한 결과 손·발에 나타나는 관절장애와 부종이 없어지고, 증상이 크게 개선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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