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이 한국 자원봉사 원년" 학교·기업등에 봉사마인드 확산… 지원법 입법이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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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번 대회에서는 중앙일보의 이창호 전문위원(본사 시민사회연구소 부소장)이 한국의 자원봉사 동향에 대한 국가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위원은 '자원봉사-한국의 비전'이라는 제목으로 특히 90년대 이후의 한국 자원봉사계의 변화를 정리, 보고했다. 다음은 이 위원이 발표한 한국 국가보고서의 요지이다.

한국에서 자원봉사자(볼런티어)라는 용어는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때 크게 쓰였다. 그러나 그 용어가 일반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94년도다. 94년은 한국 자원봉사계의 한 분수령이다.

그해 7월 중앙일보의 자원봉사캠페인을 시작으로 9월 한양대 사회봉사단, 10월 삼성사회봉사단이 창단되고 이어 중학생 봉사활동 내신반영, 자원봉사지원법안 등 일련의 제도적 작업들이 시작됐다.

이후 5·31 교육개혁으로 중·고교생들에게 봉사활동이 강요되고 대학마다 사회봉사 과목이 등장해 대학생들에게 교외 봉사활동의 기회를 제공했다. 기업에선 삼성·포철·현대·대한항공 등이 기존 또는 신입사원들을 위한 크고 작은 기업 자원봉사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복지부·문광부·여성부·행자부 등 각 부처들의 자원봉사센터 육성도 두드러졌다. 특히 행자부는 96년부터 전국 약 2백50개에 달하는 지자체에 종합자원봉사센터들을 설립했다. 수많은 전국, 또는 지역단위의 자원봉사단체들이 등장한 것도 94년 이후의 변화다. 94년 11월에 시작된 전국자원봉사대축제는 현재 8회째로 매년 1백만명 이상이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자원봉사지원법의 통과는 아직도 답보상태다.

2001년부터 한국자원봉사계는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고 있다. 세계자원봉사자의 해(IYV)인 지난해 전국에서 1백60여만명이 참가한 '자원봉사 물결운동'을 화려하게 펼쳤다.

올해는 신기원이 될만한 해다. 월드컵 봉사자가 1만6천여명이 모집됐고 휴대전화를 이용한 외국어 통역봉사단인 BBB봉사단이 출범, 25일부터 활동을 벌이고 있다.

11월에는 외국인만 1천여명 이상이 참여하는 세계자원봉사협회(IAVE)제17차 세계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그러나 한국의 자원봉사는 아직도 저개발 상태다. 2000년 말 볼런티어21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 중 자원봉사 참여율은 선진국들의 절반인 14%,봉사 시간은 평균 주당 2.2시간이었다.

학생 자원봉사의 질적 통제, 자원봉사 관리자의 육성과 자격증화, 자원봉사지원법의 입법 등이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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