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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왕 묘소 발굴 추진하는 이인구 이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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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전 지역의 대표적 기업 계룡건설의 명예회장인 이인구(73) 계룡장학재단 이사장이 잃어버린 역사 살리기 작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는 최근 백제 패망 당시 태자 융과 함께 당나라로 끌려간 의자왕 추모사업에 착수했다. 추모사업의 핵심은 중국 뤄양(洛陽)의 북망산 봉황대 일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의자왕 묘를 발굴하는 것이다.

그러나 봉황대 일대는 황량한 들판으로 변해 있어 발굴 작업이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이사장은 발굴에 실패할 경우에는 봉황대 일대에 추모비(위령탑)를 세우고 소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는 이를 위해 최근 재단 관계자와 전문가 등 20여명과 함께 북망산 주변을 답사했다. 또 추모비 건립이나 공원 조성을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협조가 절대적이라고 보고 중국 관리들과 접촉 중이다.

이 이사장은 또 중국 상하이(上海)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복제해 국내에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가 역사 회복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초 일본의 교과서 왜곡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일본은 삼한과 삼국시대 때 2세기 가량 한국을 지배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교과서에 광개토대왕비 사진을 게재했었다.

그는 "남의 나라에 의해 우리 역사가 훼손됐다는 사실을 알고 치가 떨렸다"고 말했다. 이후 4년 간의 노력으로 광개토대왕비는 지난 10월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앞에 세워졌다.

대전 출신인 이 이사장은 육군 중령으로 제대한 뒤 1970년 계룡건설을 설립했으며 13,1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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