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정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이 3백만 마리를 넘는다고 한다. 세 집에 한 집꼴로 키우는 셈이다. 개(2백50만 마리)뿐 아니라 고양이·새·햄스터·이구아나·거북·뱀 등 종류도 다양하다(본지 2월 21일자 7면). 애완동물 기르기 열풍 어떻게 봐야 할까.
◇애완동물 문화
영국의 여류 작가 위다가 1872년 발표한 아동문학 소설 『플랜더스의 개』는 네로 소년과 늙은 개 파트라슈 사이에 핀 우정을 아름답고도 슬프게 그려내 어린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사람이 애완동물을 기르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따뜻한 정을 나누기 위해서라고 한다.자녀나 친구·형제처럼 애완동물을 대하는 사람도 있다.
1983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선 개·고양이·새·승마용 말 등 애완동물을 반려동물(伴侶動物=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로 고쳐 부르자는 제안도 나왔다.
서양은 동양보다 애완동물 문화가 일찍 성숙했다. 미국은 60% 넘는 가정이 개나 고양이 등을 기르며, 애완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길 정도다. 애완동물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이 작별의 말을 쓸 수 있는 신문 광고도 나왔다. 78년 프랑스에선 동물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권리인 '동물권'이 제창됐다(본지 3월 16일자 43면).
우리나라에선 기르던 동물이 늙거나 병들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해 서울시내에서 잡힌 떠돌이 개와 고양이 등 동물은 3천2백여 마리로 2000년보다 62%나 늘었다. 애완동물 기르는 일마저 남이 하니까 따라 하고, 이기적 행동으로 생명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활동 주제
학급에서 모둠을 지어 애완동물을 주제로 네 쪽 분량의 타블로이드 신문을 만들어 보자. 초등학생은 전지 한 면 분량의 벽보신문을 만든다. 애완동물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다양한 시각, 신문 제작 과정을 함께 배울 수 있다. 결과물은 학습 발표회에 제출하면 안성맞춤이다.
신문을 만들 땐 먼저 제작을 총괄할 편집장을 뽑고, 모둠원들이 역할을 분담한다. 다음엔 각 면의 성격과 배치할 기사·사진·광고 등을 정한다. 1면은 종합면으로 하고, 2면은 사설과 칼럼·독자투고, 3면은 국제·문화, 4면은 광고·부음 등으로 구성해본다.다른 방식으로 지면을 나눠도 된다. 다음은 지면에 반영하면 좋을 기사와 광고들이다.
①사설은 '성숙한 애완동물 문화가 필요하다'를 주제로 해 1천2백자 안팎을 쓴다. 애완동물이 병들거나 귀찮아지면 버리는 세태,아파트에서 기르며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배설물 방치 사례 등을 넣는다.
②사람에게 인권이 있다면 애완동물도 동물로서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는 관점에서 '동물 권리장전'('권리장전'은 영국에서 1689년 명예혁명의 결과 이루어진 권리 선언)을 제정한다.
③애완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애완동물은 물론 그것을 키우는 이까지 싫어하는 사람 등 애완동물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있다. 서로 대비되는 시각을 가진 두 사람을 인터뷰한다.
④키우던 동물이 죽어 슬픔에 빠졌던 사람의 극복 과정을 보여주는 경험담도 훌륭한 내용이 될 수 있다.
⑤고등학생이라면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을 야만인으로 취급한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를 설득하는 칼럼 쓰기도 생각해 볼 만하다.
⑥애완동물의 털을 염색하거나 파마를 하는가 하면 성대와 생식기를 수술시키는 주인도 있다. 애완동물 입장에서 본 주인의 꼴불견 백태(百態)나 감동을 주는 사례로 지면을 꾸미는 것도 재미있겠다.
⑦인터넷이나 책 등에서 외국의 애완동물 문화를 찾아 국제면에 반영한다.
⑧조선 후기의 풍속화가인 혜원 신윤복의 '앉은 개' 등 개가 등장한 민화를 인터넷에서 찾은 뒤 간단한 설명을 달아 싣는다.
⑨애완동물 용품을 싸게 사는 요령과 희귀 애완동물 키우는 방법 등의 '정보 마당'도 마련한다.
⑩애완동물을 대상으로 낱말 퍼즐을 만든다. 문제 풀이의 힌트는 사전을 찾아 정확하게 제시한다.
⑪'외출할 때는 꼭 줄을 준비합시다' 등의 공익 광고와 동물병원·미용실·카페·전문사진관 등을 홍보하는 상업 광고를 만든다.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찾는 광고도 사연을 곁들여 적는다.
⑫애완동물의 죽음을 알리는 부고와 조의(弔意)를 표하는 제문(祭文)도 작성한다.
이태종 기자
※코디네이터역=박문자(본지 NIE 연구위원·경기 상록초 교사)·박부규(본지 NIE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