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철… 실적따라 희비 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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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올 연말 주요 기업의 임원 인사는 경영실적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다. 실적이 좋은 LG 계열사 임원들은 대거 승진한 반면 최근 환율하락 등으로 경영여건이 나빠진 현대중공업, 코오롱 등은 임원을 줄였다.재계 관계자는 "올 임원인사는 예년에 비해 경영실적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라며 "내년 경영전망도 썩 좋지 않아 일부기업은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실적 좋은 기업은 대규모 승진 = LG화학은 15일 사장 4명을 포함해 모두 24명의 임원승진 인사를 했다. 2001년 이후 가장 큰 승진 규모다. 이 회사는 올해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올렸다. 매출 6조7000억원(지난해 5조6000원)에 5900억원(3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측은 "이번 인사는 경영실적이 좋고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경영진을 발탁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보다 4조원이 많은 24조원의 매출이 기대되는 LG전자도 16일 예년 수준을 웃도는 임원 승진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13일 10명의 임원승진 인사를 했다. 지난해 7명보다 3명이 더 늘었다. 회사 측은 올 수출 실적이 크게 좋아져 승진폭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의 올들어 지난달까지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난 8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내년 초 임원 인사를 할 삼성그룹은 분위기가 밝은 편이다. 올해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SK그룹의 SK㈜와 SK텔레콤은 주주총회에 맞춰 내년 3월 인사를 할 예정이다.

◆전열 재정비해 불황을 뚫는다= 주요 그룹 중 가장 먼저 임원 인사를 한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60대에서 50대 초반의 경영진으로 바꾸는 세대교체 인사를 했다. 분위기를 쇄신하고 내부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기아자동차는 이달 초 국내영업본부장을 교체했다. 김익환 홍보담당 부사장이 본부장직을 겸임한다. 또 판촉사업부의 이광우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켜 국내영업 부본부장으로 기용하는 등 국내영업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달 말 임원의 23%를 줄였다. 또 ㈜코오롱 등 일부 계열사들의 경우 인력구조조정을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이달초 임원 30명을 퇴진시켰다. 새로 임원에 오른 사람은 1명에 불과했다. KT도 최근 50대 이상인 임원 6명을 대기발령 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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