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운명의 갈림길 … 나이지리아의 ‘허약한 옆구리’ 노려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이 아르헨티나 이과인에게 대회 1호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대4로 대패했다. 후반 30 분 메시가 때린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오자 이과인이 빈 골문으로 공을 차 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결국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왔다. 아르헨티나 전 패배는 아쉽지만 어차피 허정무팀이 준비한 16강 진출 시나리오는 조별리그 첫 경기 그리스를 잡고 최종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승부를 거는 것이었다. 비겨도 16강행 가능성은 있지만 1승 1무 1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2006 독일 월드컵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대표팀에 필요한 건 나이지리아전 승리다. ◆저력의 ‘수퍼 이글스’=최근 몇 년 사이 아프리카 축구판도는 요동쳤다. 전통의 강호 나이지리아, 카메룬이 지고 코트디부아르와 가나가 치고올라왔다. 하지만 꾸준히 쌓아올린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주전선수 전원이 유럽의 유명 클럽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올해 초 새 감독 선임 문제로 시끄러웠지만 스웨덴 출신의 전략가 라르스 라예르베크(사진) 감독을 선임한 뒤 급속히 안정을 찾았다. 라예르베크 감독은 “선수들을 지도한 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아무 문제가 없다. 선수들은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고 프로정신도 뛰어나다. 우리 팀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자신한다.
◆막강 공격진=전통적으로 빼어난 공격수를 배출해온 나이지리아의 색깔은 지금도 그대로다. 스리톱의 중앙을 지키는 야쿠부 아예그베니(에버턴)는 힘이 장사다. 큰 체구의 전형적인 센터포워드로 파괴력 있는 공격이 일품이다. 2년전 프리미어리그에서 15골로 득점 5위에 올라 잉글랜드에서 입지를 굳혔다. 측면의 빠른 공격수들은 허정무팀의 경계대상이다. 왼쪽의 오그부케 오바시(호펜하임)와 피터 오뎀윙기에(L. 모스크바), 그리고 오른쪽의 빅터 오빈나(말라가)와 오바페미 마틴스(볼프스부르크)는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기량이 고르다. 두터운 공격진이 나이지리아의 강점이다. 특히 오뎀윙기에는 13일 아르헨티나전에 교체출전해 아르헨티나의 왼쪽 측면을 허무는 돌파력을 과시했다. 반면 팀의 간판스타 존 오비 미켈(첼시)이 부상으로 빠진 미드필드와 조직력이 덜 갖춰진 수비라인은 공격진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전략가 라예르베크=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스웨덴을 이끌고 16강에 오른 라예르베크 감독은 한국을 경계하고 있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죽음의 조’를 통과했던 그는 “2002 월드컵 때부터 한국은 아주 좋은 축구를 구사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 선수들은 아주 빠른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한국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은 공격을 하고 싶을 때 재빨리 수행할 수 있는 팀이다. 한국이 좋은 팀이라 평가받는 건 바로 그 점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별리그 최종전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라예르베크 감독은 스웨덴을 이끌 때도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보수적인 전술을 구사해왔다. 때문에 조별리그 최종전은 의외로 지구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아프리카 팀은 경기 초반부터 신이 나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경기 초반 탐색전이 길어진다면 허정무팀에 불리할 건 없다. 박지성(맨유), 이청용(볼턴)이 버티는 측면의 장점을 살려 주전선수의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나이지리아의 사이드를 집중 공략하면 허정무팀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  블룸폰테인=장치혁 기자 Sponsored by 뉴트리라이트,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공식건강기능식품 브랜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