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대 D조 3개국 A매치 모두 패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물론 이것이 진면모는 아닐 것이다.그러나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본선에 대비할 충분한 자료는 될 것 같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데이인 27일과 28일(한국시간)한·일 월드컵 D조에 속한 한국·폴란드·포르투갈·미국이 일제히 평가전을 치렀다.

<관계기사 42면>

결과는 한국만 무승부였고, 나머지 세 팀은 모두 졌다. 그것도 폴란드와 포르투갈은 홈경기였다. 단순하게 보면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할 수도 있다. 두려워만 했던 폴란드와 포르투갈의 실력이 어느 정도 드러난 만큼 그들의 약점을 최대한 뚫고 들어갈 비책을 마련해 몸에 익혀야 한다.

중원 압박에 무기력

◇폴란드=28일의 일본전만 보면 폴란드는 무기력했고, 특징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상대적으로 일본이 너무 잘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일본은 한국이 본선 첫 상대인 폴란드를 맞아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잘 보여줬다. 미드필드부터 강하게 압박하면서 빠른 플레이를 펼치자 폴란드는 페이스를 잃어버렸다.

조직력이 탄탄하다고 소문났던 포백은 발이 느린데다 볼 컨트롤이 거칠어 여러차례 공을 빼앗기거나 측면 돌파를 쉽게 허용했다. 특히 왼쪽 사이드는 이시가와에게 번번이 뚫렸다. 스트라이커 올리사데베는 일본 수비수에 꽁꽁 묶여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경기를 지켜본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은 "폴란드 선수들은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부족해 보였다. 집중력을 잃고 수비에서 실수를 범했다. 그러나 유럽 지역예선에서의 폴란드는 매우 빠르고 강하며 경기를 창조할 줄 아는 팀이었다. 오늘 결과에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올리사데베는 잠재력이 크고, 매우 빠른 선수다"고 말했다.

후반 체력 급격 저하

◇미국=최근 승승장구하던 미국의 기세가 독일에 꺾였다. 미국은 미드필드에서부터 독일의 힘에 밀렸으며 특히 후반 16분부터 7분간 세골을 허용할 만큼 후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원정경기인데다 팀의 주축인 플레이메이커 클라우디오 레이나가 빠진 상태에서도 클린트 매티스가 두골을 넣으며 분전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미국 전력의 30%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 레이나가 가세하는 만큼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을 통해 우위를 점해야 할 것이다.

측면 수비 약점 노출

◇포르투갈=홈경기에서 핀란드에 1-4로 대패한 포르투갈은 적어도 이날 만은 우승후보가 아니었다. 비록 공격의 핵인 루이스 피구와 루이 코스타가 빠졌다고는 해도 핀란드에 4골씩이나 내준 것은 수비진의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한 것이다.

핀란드는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탈락했고, 지난 20일 한국에도 0-2로 졌던 팀이다. 포르투갈 수비는 핀란드의 기습 롱패스에 번번이 뚫렸고, 포백의 측면 수비도 예상 외로 약했다. 롱킥에 의한 공격보다는 사이드 공격을 주로 하는 한국으로서는 역시 측면 돌파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 같다.

손장환 기자, 우츠(폴란드)=신준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