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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컴맹이었던 몽골인들이 e-메일 보내올 때 보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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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 시상식장에서 포즈를 취한 IT칸 팀의 윤혜영.이민우.정상수씨(왼쪽에서부터). 최시운씨는 해외 인턴근무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최정동 기자]

"컴퓨터를 제대로 켜고 끄지도 못하던 몽골 사람들이 e-메일로 소식을 전해올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14일 정보통신부가 주최한 '2004 해외 인터넷 청년봉사단' 우수팀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IT칸 팀'은 "정보기술(IT) 봉사활동을 통해 몽골 사람들과 아주 가까운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IT칸 팀은 한국항공대의 이민우(26.경영학과 대학원생).최시운(25.경영학과 4학년).정상수(25.컴퓨터공학과 3학년).윤혜영(19.경영학과 1학년) 씨 등 네명으로 이뤄졌으며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이들은 지난 7월부터 두달 동안 아시아.동유럽.중남미.중동.아프리카 지역의 32개국에서 인터넷 청년봉사단으로 활동한 74개팀(300명)과 경합해 이번에 최우수상을 받았다. 팀 이름에 붙은 칸(khan)은 몽골의 종족 우두머리를 뜻한다.

정통부 관계자는 IT칸 팀이 몽골로 떠나기전 몽골어로 된 컴퓨터 교재를 직접 만드는 등 남다른 노력을 한 것이 돋보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해외 인터넷 청년봉사단은 IT 개발도상국에 파견돼 인터넷을 가르치면서 IT 선진국인 한국을 홍보하는 'IT 민간 외교사절'이다. 2001년 1기가 출범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1021명이 해외에 파견됐다.

IT칸 팀의 팀장 이민우씨는 2002년에도 몽골에서 컴퓨터 봉사활동을 한 경험자다. "당시 항공대 컴퓨터봉사단으로 몽골에 갔었는데 그때와 비교해 IT 환경이 많이 좋아졌더군요. PC방도 많이 보급돼 있고요. 그때 교육을 받았던 고등학생 바트 다르가이가 컴퓨터에 흥미를 느껴 울란바토르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 것을 보곤 코끝이 찡하더군요"

IT칸 팀은 울란바토르대의 컴퓨터실을 빌려 하루 여섯시간씩 컴퓨터 작동법.인터넷 사용법 등을 가르쳤다.수업을 마친 뒤 저녁에는 한국어 교육도 했다.

"컴퓨터를 처음 봤다는 사람들도 많더군요.하지만 교육이 끝날 즈음엔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 정도로 실력들이 늘었어요."(정상수씨)

"수업 초기엔 무표정하던 몽골 사람들이 우리가 떠나올 땐 모두 공항에 나와 환송해주더군요. IT로 지구촌 사람들이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느꼈어요."(윤혜영씨)

IT칸 팀원들은 "해외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르친 것보다 배운 것이 더 많았다"며 "내년에도 해외로 IT 봉사활동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하지윤 기자 <hjyun@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choij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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