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망쳐버린 소중한 것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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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제 가슴 속에는 커다란 박하사탕 하나가 녹고 있었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경이로움이 화사하게 제 가슴을 메워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한순간에 그 시리도록 아름다운 꿈이 저린 아픔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서울대 최재천(생명공학부)교수의 추천사 첫머리다. 거인 나라를 찾아 나선 한 지리학자의 흥미진진한 모험담같던 이야기는, 자신의 발견을 세상에 알리고 으쓱해하던 그가 인간에 의해 사냥당한 거인 친구 안탈라의 머리를 대하는 순간 비극으로 돌변한다. 거인은 다름아닌 자연이다. 책 속의 지리학자처럼 소극적이든, 아니면 직접 '무기'를 들었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인간은 자연을 죽어가게 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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