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역시 킬러" 히딩크호 마침내 해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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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해외파의 합류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공격은 짜임새가 있었고 수비라인도 안정감을 찾았다. 모처럼 골 맛도 봤고 승리의 감격도 맛봤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일(한국시간) 스페인 카르타헤나 카르타고노바경기장에서 벌어진 핀란드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막판 터진 황선홍(가시와 레이솔)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의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전반 내내 경기 주도권을 잡았지만 안정환의 두 차례 헤딩슛을 제외하면 유효슈팅을 좀처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첫 기회가 찾아온 것은 전반 11분쯤이었다. 미드필드 왼쪽을 파고들던 이천수가 최전방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는 차두리를 향해 긴 크로스패스를 보냈다. 공은 정확히 차두리 발 앞에 떨어졌고 뒤를 따라오던 수비수 한 명을 빼면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였다. 하지만 차두리의 발에 빗맞은 공은 골포스트 오른쪽을 비켜갔다.

핀란드의 포백라인을 공략하지 못하던 한국은 몇 차례 중거리슈팅을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전반 28분 이천수의 코너킥을 안정환이 헤딩슛, 골문을 흔들 것처럼 보이는 순간 핀란드 골키퍼 예스켈레이넨이 펀칭으로 막아냈다. 안정환의 멋진 헤딩슛은 전반 종료 직전 또한번 작렬했다. 똑같이 이천수의 코너킥을 이어받은 안정환이 헤딩슛을 날렸지만 또다시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한국은 일본 J리그 3인방을 투입하면서 경기를 풀어갈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후반 22분 윤정환의 침투패스를 이어받은 황선홍의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다시 막혔다. 그렇지만 8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윤정환의 재치있는 패스는 뭔가 될 것 같다는 복선처럼 보였다.

한국의 골가뭄을 해소시킨 킬러는 노장 황선홍이었다.후반 19분 설기현과 교체투입된 황선홍은 후반 41분 이을용이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 패스하자 수비수 한명을 가볍게 제친 뒤 오른발로 감아차 기어코 결승골을 뽑아냈다.

단비같은 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황선홍은 2분 뒤인 후반 43분 핀란드 진영 오른쪽 엔드라인 근처에서 최용수의 센터링을 다시 헤딩슛으로 연결해 승리를 굳히는 추가골을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올 들어 A매치 성적 2승2무4패를 기록하게 됐다.

한편 이날 경기를 중계한 MBC는 15분 정도 딜레이 중계를 했으나 이를 알리지 않아 비난을 샀다.

카르타헤나(스페인)=신준봉 기자

◇20일 전적

한 국 2:0 핀란드

(득) 황선홍(후41·(助)이을용, 후43·(助)최용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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