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돈되는 영화'만 만든다 : 한석규 '고정간첩'서 3억+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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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올 초 한석규가 '고정간첩'으로 3년 만에 영화 출연을 재개한다고 발표했을 때 충무로의 관심은 그의 개런티가 얼마냐에 집중됐다. 제작사 쿠앤필름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하기로 합의했다"고만 말했다. 제작사·배우들이 세금 문제나 자존심 등의 이유로 밝히기를 꺼리기 때문에 출연료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알 수 없지만, 3억원을 훨씬 넘는 액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들의 몸값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한번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는 게 특징이다.'쉬리' 이후 흥행에 따른 러닝 개런티를 함께 계약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럴 경우 액수는 껑충 뛴다.'공동경비구역 JSA'의 송강호는 개봉을 앞둔 '복수는 나의 것'에서 3억원을 받았고,'친구'로 주가를 단단히 높인 유오성·장동건이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들 외에 몸값을 두고 2억~3억원을 흥정할 수 있는 배우는 이정재·정우성 등 몇명뿐이다. 여배우는 더 적다.

영화 산업의 흥성을 위해서는 할리우드같은 스타 시스템의 정착이 필요하다는 데는 별로 이견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너무 이른 시기에 극소수의 스타군(群)이 고착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영화제작자는 "유명 배우를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성격의 영화도 비싼 출연료를 지불하고 스타를 쓰는 게 현실"이라며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겠지만 배우들을 다양하게 키우는 것이 필요하며 연기자 역시 시장 논리에 지나치게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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