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훌 벗고 새봄을 입고 나서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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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7면

어느덧 봄이다. 두꺼운 겨울옷과 얇은 봄 옷 사이에서 고민해야하는 계절이다. 이제 겨울 옷은 과감히 옷장 속으로 던져버리자. 올 봄 자유롭고 개성 있는 패션 스타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복=요즘 패션계의 최대 화제는 여성복에 불어닥친 히피와 집시 열풍이다. 온통 달콤한 장식들로 치장된 히피와 집시 풍의 품목에 정열적으로 도전해보자.

다소 보수적인 옷을 고집해온 사람이라면 지금까지와 색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히피 풍 의상은 우선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자수가 놓인 블라우스와 시폰 스커트 그리고 이번 시즌 유행 아이템인 징이 박힌 두꺼운 가죽 벨트를 매고 가죽 부츠를 신는다.

오래된 골동품 같은 에스닉 풍 목걸이가 요점이다. 다음으로 집시 풍 의상을 연출하기 위해서 유행하는 핑크빛 집시 블라우스를 고른다. 구슬로 장식된 히피 풍 청 바지에 술 장식이 달린 앤티크한 벨트와 가방 그리고 높은 굽 구두로 마무리한다. 이번 시즌 히피 의상은 집시 풍 의상이나 에스닉 의상이 자연스럽게 혼합되는 경향을 보인다.

일하는 여성의 새 봄 유행 옷으로 떠오른 것은 더블 버튼 디자인의 재킷이다. 길이가 짧고 몸에 달라붙는 형태의 재킷과 여성스러운 스커트· 팬츠 정장은 여성의 개성있는 출근복으로 제격이다. 보수적인 디자인의 의상을 고를 수밖에 없는 여성들은 단정한 옷차림이 접하는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심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짧고 몸에 달라붙는 형태로 몸의 곡선을 강조하여 섹시한 분위기까지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딱딱하고 지루한 정장 차림에서 세련된 여성으로 변신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외에도 많다. 재킷 안에 입는 셔츠나 티셔츠를 바꾸는 방법으로 과감하고 화려한 무늬의 셔츠 혹은 섹시한 느낌의 소매없는 티셔츠나 블라우스를 골라 입는 법이 바로 그것이다.

또 재킷을 흰색 트렌치 코트나 검정색 라운드 칼라 점퍼로 대신하는 방법도 있다. 직장 여성이라고 재킷만 입으라는 법은 없다. 붉은색과 흰색은 이번 봄 최신 유행 색이다. 붉은색 가방이나 구두, 그리고 흰색 정장을 한 벌쯤 장만해 본다. 이것만으로도 패션에 앞서갈 수있다.

◇남성복=매년 나오는 남자 양복은 똑같아 보이지만 조금씩 유행이 변한다. 그래서 몇 년 전 양복을 입으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 보이는 것도 변하는 유행 때문이다. 우선 양복의 단추는 고전적인 디자인으로 돌아갔고, 오히려 몸에 붙도록 변했으며 재킷의 V존 역시 과거의 2버튼 재킷에 비해 높아진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지난 계절까지도 남성 양복은 3버튼 일색이었으나 올봄에는 2버튼이 대부분이며 심지어 1버튼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봄에는 3버튼보다 2버튼 재킷 양복을 입고 나서는 사람이 더 세련되어 보일 것 같다.

또 회색 양복의 경우 색이 지난해보다 더 밝아졌다. 올 봄 남성복 시장을 둘러본 사람이라면 '소재가 달라졌구나'라고 깨닫게 될 것이다. 광택이 있으며 자세히 보아야만 알 수 있는 무늬(가로 줄무늬 혹은 반복 패턴)가 있는 소재들이 인기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봄, 여름 양복이라도 올해 양복들은 마치 겨울 옷처럼 보이는데 이 소재는 무거워 보이지만 입었을 때 가벼운 착용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본 컬러 외에도 곤색과 회색의 가는 핀 스트라이프 양복도 인기다.

김정아(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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