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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대전·충남·충북 기초단체장 : JP 勢약화… 민주·한나라 꿈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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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전·충청지역 기초단체장 선거는 자민련의 '녹색바람'이 휩쓸었던 종래와는 달리 이번에는 각 정당들의 치열한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지역의 '맹주'인 JP(김종필 총재)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된 틈을 타 민주당·한나라당이 집요하게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충청권이면서도 대전·충남과는 정치적 정서가 다른 충북에서는 현역 단체장 등 비중있는 인사들의 자민련 탈당이 줄을 잇고 있다.

물론 자민련은 수성(守城)을 장담한다. 영·호남의 틈바구니에서 그동안 대권을 한번도 잡지 못한 데 대한 주민들의 '피해의식' 때문에 결국 선거 막판에는 자민련이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대전=5개 구에서 현재 거론되는 후보는 28명으로 경쟁률은 5.6대 1. 자민련 소속인 현직 단체장 5명은 모두 재출마한다.

동구는 김남욱 대전시의원(한나라당)·조규순 전 동구의원(여·민주당)등이 임영호 현구청장에게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대전에서 유일한 여성 출마 희망자인 조씨는 1998년 선거 때도 동구청장에 나섰다.

'대전의 정치 1번지' 중구에서는 김성기 현구청장의 아성에 한나라당 김동근(대전시의회 부의장)·인창원(전 지구당위원장)씨가 맞설 채비다. 따라서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선이 불가피하다.

'신 정치1번지'로 부상한 서구는 재선인 이헌구 전구청장이 임기 도중 사망해 2000년 6월 보궐선거에서 가기산 구청장이 당선됐다. 상근 공무원이 5천명인 정부청사를 비롯, 법원·검찰청 등 관공서가 있어 대전시내 다른 지역보다 외지 출신들이 많은 데다 주민들의 소득·지식 수준도 높아 자민련 색이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엷은 편이다. 유성구는 현재 드러난 후보만 8명으로 대전에서 가장 많다.

◇충남=15개 시장·군수 자리에 출마 예상자는 모두 95명(평균 경쟁률 6.3대 1). 지방의원 22명 등 정치인 출신이 56명(58.9%)으로 가장 많다.

최대 격전지는 전병용 전시장의 중도하차로 시장 자리가 비어 있는 공주시와 현직 단체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천안시·당진군 등 세곳이다.

공주에서는 도의원(손재탁·윤석우)·시의원(최운용)·전직 공무원(박공규)·시민단체 대표(전인석)등 5명이 자민련 공천을 원하고 있다. 김영수 축협조합장과 정영일 공주개발원장은 최근 자민련을 탈당, 각각 한나라당과 무소속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

충남의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천안은 이근영 현시장이 지난 6일 불출마 선언을 한 뒤 당초 출마를 포기했던 일부 인사들이 추가로 후보 경쟁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명예퇴직한 박상돈 전 충남도 기획정보실장과 정순평 도의원 등이 자민련 공천경쟁에 뛰어들었으며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특보를 지낸 성무용 전 국회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당진군은 충남도내에서 가장 많은 12명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난해 말부터 무게 중심이 한나라당으로 급속히 쏠리고 있다. 최근 본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당별 지지도는 ▶한나라당 23.2%▶민주당 12.8%▶자민련 5.9%로,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자민련이 최하위인 점이 주목된다. 98년 실시된 2대 시장·군수 선거에서의 정당별 득표율(자민련 37.6%, 국민회의 26%, 한나라당 1.8%)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게다가 자민련 소속 충청권 단체장 중 상징적 인물인 이원종 충북지사(전 서울시장)를 비롯, 시장·군수 2~3명이 조만간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으로 보여 자민련 기반은 더욱 약해질 전망이다.

전·현직 단체장이 경합하는 곳은 청주·영동·진천·단양 등 네곳이다. 이 가운데 청주시의 경우 나기정 현 시장이 김현수 전 시장·한대수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등 중량급 인사들의 도전을 받는다. 또 각각 12명, 9명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천시와 청원군도 관심 지역이다.

대전·청주=최준호·조한필·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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