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변 '쾌적공간' 선진국 절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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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 시내 22개 주요 간선도로변의 녹지 면적과 보행자용 공간이 선진국 도시의 절반 수준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구잡이 개발로 도로 너비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탓에 상습 교통체증과 사고가 빈번히 발생, 승용차 한대당 연 평균 교통사고 비용이 5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26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내놓은 '환경친화적 도로 구현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간선도로 5백34개 구간(3백46.1㎞)의 쾌적성 공간율은 25.6%에 불과했다.

도로 쾌적성이란 자동차가 통행하는 차도 면적에 대한 보도·중앙분리대·환경시설대(식수대·자전거 도로 등)의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운전자에게 쾌적함을 주고 도로의 과부하도 적어 선진국형 도로로 평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내 대부분의 간선도로는 도로건설법상 최소 보도너비 기준(3.5m)만을 확보했을 뿐 도로변 환경조성을 소홀히 해 ▶독일(52%)▶일본(50%)▶프랑스(43%)의 공간율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쾌적공간율은 너비 20m 미만 도로는 31%로 높지만 너비가 넓을수록 낮아져 대로 주변이 마구잡이 개발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도로별 쾌적성은 만성 정체에 시달리고 있는 목동~도림천로~신대방을 잇는 간선도로가 17%로 가장 낮았으며 공항로~현충로~삼성로 등 19곳이 평균 20%대였다. 반면 테헤란로와 올림픽로는 33%로 가장 쾌적했고 삼각지~이태원로~약수역~청계7가 구간도 30%로 좋은 편이었다.

시정연 이광훈(光勳)박사는 "도로변에 여유공간이 없으면 도심이 빡빡해져 미관을 크게 해칠 뿐더러 길이 복잡해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며 "리모델링을 통한 친환경적 도로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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