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에도 원칙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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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펠레와 마라도나, 그리고 지단의 공통점은?

한 시대를 풍미한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라는 것. 그리고 또 한 가지, 모두 백넘버가 10번이었다. 백넘버와 포지션 사이에는 특정한 함수 관계가 있을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번에서 99번 사이라면 어떤 백넘버를 달아도 상관없다고 규정해 놓았다.

그러나 관례적으로 특정 넘버와 포지션은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선발 출전하는 선수들은 1번에서 11번 사이의 백넘버를 다는 게 일반적이다. 12번 이후는 대체로 교체선수들의 몫이다. 처음부터 출전한 선수인지, 중간에 들어온 선수인지 관중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준다는 취지다.

번호가 낮을수록 수비수 쪽에 가깝고, 숫자가 높을수록 공격 빈도가 높은 선수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대개 골키퍼는 1번, 수비수는 2~5번, 미드필더는 6~8번, 공격수는 9~11번을 단다. 공격수들이 선호하는 번호는 10번. 펠레나 마라도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가장 뛰어난 선수나 스트라이커가 10번을 다는 게 축구계의 전통이다.'히딩크호'의 10번은 최용수다.

11번은 보통 가장 빠른 선수에게 돌아간다.1백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돌파가 주특기인 좌우 공격수들이 많이 단다. 차범근씨도 현역 시절 국내에선 물론이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줄곧 11번을 달았다.

전력 노출을 피하기 위해 백넘버를 바꿔 달기도 한다. 외국 선수들의 경우, 얼굴을 분간하기 어려워 대개 백넘버로 기억하곤 하는데 감독들은 이를 역이용, 공식대회가 아닌 평가전 등에선 평소와 다른 백넘버를 달고 뛰게 하기도 한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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