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대출'캐피탈'이용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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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3면

주택·자동차·가전제품·가구 등의 고가품을 할부 구입하는 고객에게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할부금융 업계는 요즘 소액 신용대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본연의 업무인 할부금융 시장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전문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할부금융 신규 대출 실적은 9조6천억원으로 2000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2천억원 가량 줄었다.이 기간 자동차 부문 대출 실적만 7조5천억원에서 7조8천억원으로 4.7% 증가했을 뿐 가전제품 부문은 8천4백억원에서 5천8백억원으로,가구 등 기타 내구재 부문은 1조9백억원에서 9천2백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고객들이 왠만큼 큰 금액이 아니면 할부금융 대신 연말세금 공제와 영수증 복권 추첨제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신용카드를 쓰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자동차 할부금융은 현대·삼성캐피탈과 LG카드 등이 취급하고 있다. 대출기간은 각사 모두 최장 60개월이며, 금리와 수수료는 ▶현대가 5천만원까지 연리 9~11.8%(수수료 1~5%)▶삼성이 5천만원까지 8~12%(0.26~3.58%)▶LG가 3천5백만원까지 9.9~11.5%(1.5~4.9%)를 받는다.

전자제품 및 기타 내구재는 자동차보다 금리가 비싼 편이다. 삼성캐피탈의 경우 15~2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연합캐피탈은 그래도 수요가 꾸준한 중장비·의료기기·공작기계 등의 고가 장비 할부금융에 치중하고 있다.수억원까지 60개월까지 빌려주며,금리는 실세금리를 받되 신용도·담보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할부금융 업계가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소액 신용대출 시장에선 대출전용 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이 카드는 신용카드와는 달리 신용구매는 할 수 없고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카드론에 해당하는 서비스만 제공받는다.대신 연회비가 없다.

이 카드는 삼성캐피탈이 가장 먼저 2000년 5월 '아하론패스'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현대캐피탈이 '드림론패스'를, 롯데캐피탈이 '캐시론카드'를 내놓았다.LG카드는 별도의 대출 전용카드를 내놓지 않고 신용카드 회원을 상대로 한 카드론에 주력하고 있다.

각 카드의 대출금리와 대출한도는▶아하론패스가 연리 9~22%에 1천만원▶드림론패스가 8~21%에 2천만원▶캐시론카드가 9.5~22%에 1천만원이다.

이들 카드의 대출금리는 은행권에 비해선 높지만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에 비해선 낮은 편이어서 이용 고객이 늘고 있다. 단, 대출전용 카드는 이자와 별도로 대출금의 1~3%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수료로 내야 하는 만큼 소액을 한두달 빌릴 경우엔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대출 전용카드 회원에게는 각종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대표적으로 아하론패스 회원은 서울랜드·한국민속촌·정동극장 입장료 20% 할인 등을, 드림론패스 회원은 현대·기아차 직영 정비소나 현대모비스 순정부품 이용시 5~10% 할인 등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대출전용 카드 회원이 아니더라도 직장인 대출이나 결혼자금·학자금·의료비 대출 등을 해준다.

신학기를 맞아 요즘 수요가 많은 학자금 대출의 경우 ▶삼성이 연리 6~18%로 학기당 7백만원▶현대가 6.5~17.5%로 5백만원▶LG가 7~18%로 7백만원▶롯데가 16~19%로 5백만원까지 빌려준다. 대부분 회사가 인터넷으로 대출을 신청할 경우엔 금리를 깎아주므로 가능한 인터넷 대출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차진용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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