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중음악산업 ③ 독립기획사 : '드럭'의 이 석 문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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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인디 밴드라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려 하지 않고, 어떻게든 많은 이들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알리려 끊임없이 노력한 점, 또 그런 문제 의식을 기획사가 함께 나누면서 적극적으로 매니지먼트한 점을 성공 요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독립 기획사 드럭의 이석문(42)대표는 "멤버들의 흐트러짐 없는 팀워크와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밴드 크라잉넛과 드럭의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크라잉넛이 지난해 발매한 3집의 판매량은 약 15만장. 인디 앨범으로는 사상 최대 판매량이며, 지난해 극심했던 음반 시장 불황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이다. 크라잉넛은 올 상반기에 정규 앨범을 한 장 더 내놓은 뒤 멤버 모두가 동시에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단일 앨범 15만장 판매는 주류 기획사들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보다도 1,2,3집이 계속 판매 기록을 새로 수립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욕심은 끝이 없는 거지만 새 앨범을 내면 50만 장 정도 팔리는 상황을 고대한다."

-크라잉넛은 다양한 방법으로 팬들에게 접근하려고 노력해왔고 경우에 따라 방송 출연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전략이 다른 독립 기획사들에도 유효한가.

"드럭 이야기만 하고 싶다. 예컨대 다음달 첫 독집 앨범을 내는 레이지 본은 그동안 싱글 앨범 발매와 지속적인 공연을 통해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했다. 인디라는 틀 안에 자족하지 않고 대중에 접근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인디·주류 할 것 없이 한국에서는 아예 록밴드 모두가 부진한 상황이다.

"대중의 음악적 정서가 보이 밴드 위주로 바뀐 것이다. 문제는 TV 매체 등이 노력하면 대중의 기호를 바꿀 수도 있지만 그런 노력을 별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록그룹은 보이 밴드에 비해 브라운관에서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으니까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드럭도 요즘 성행하는 뮤직비디오 마케팅을 의식하나.

"당연히 그 위력을 의식한다. 지상파 TV에는 좀처럼 나갈 수 없으니까 음악전문 케이블 채널과 영화('이소룡을 찾아랏''피도 눈물도 없이') 출연 등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다."

-크라잉넛이 올해 군에 입대하는데.

"크라잉넛은 방송에 안 보이면 사라지는 그런 밴드가 아니다. 군대에 가있는 동안에도 미발표곡과 라이브 실황, 다큐멘터리 등을 담은 CD와 DVD를 발표해 팬들과 호흡을 같이 할 것이다. 그 사이에 드럭은 새로운 밴드를 선보이려 한다."

-지난해 만든 영화 '이소룡을 찾아랏'의 성과를 자평하면.

"드럭이 첫 앨범 '아워 네이션' 1집을 낼 때도 배급 경로 등이 전무했다. 하지만 온갖 노력으로 음반을 세상에 알렸고 그러자 메이저 유통회사들도 접근해 왔다. 독립 영화도 수요와 관심이 존재하는 이상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이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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