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서점체인 반스&노블 형이 동생에게 CEO 바통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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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미국 최대 서점 체인인 반스&노블에서 형제간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진다.

회사측은 13일 창업주인 레오나르드 리지오(60·사진(左))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그의 동생 스티븐 리지오(47·(右))에게 CEO 자리를 넘겨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레오나르드는 회장직을 유지하되 장기적인 전략수립에만 관여하고, 실제 경영은 스티븐이 맡는다는 것이다.

미국 출판업계에서 차지하는 레오나르드의 위치를 감안할 때 그의 2선 후퇴는 상당한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대학(NYU) 재학 시절 학교 근처 그리니치 빌리지에 '학생 서적교환소'를 차려 돈을 번 그는 1971년 자금난을 겪고 있던 반스&노블을 인수, 오늘날 1천여개의 체인점을 거느린 회사로 키워냈다.

레오나르드에게는 상반된 평가가 뒤따른다. 우선 참신한 아이디어로 출판문화를 바꿔놓은 선각자라는 평이다. 그는 미국 전역에 공격적으로 지점을 열면서 서점 안에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과 카페를 만드는가 하면 책 동호회 모임 등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면서 고객층을 넓혀 나갔다. 그러나 그는 무리한 할인정책을 펴 소규모 책방들과 출판업자들을 고사시켰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신임 CEO 스티븐은 75년 입사 이래 줄곧 한우물을 팠다. 97년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5년 만에 다시 최고 사령탑에 올랐다. 그는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닷컴에 맞서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담당하는 반스&노블닷컴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99년엔 이 회사를 뉴욕증시에 상장시켰다. 현재 주가는 31달러선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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