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컵 경기만 보고 히딩크호 속단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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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북중미 골드컵은 월드컵 준비의 첫 단계에 불과하다. 남은 네 단계를 어떻게 소화할지가 더 중요하다."
대한축구협회 이용수(사진) 기술위원장은 7일(한국시간) 대표팀 전지훈련장인 캘리포니아주립대(UC샌디에이고)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하고 "골드컵에서의 경기내용만으로 현 대표팀 체제를 흔들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해외 진출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에 최선을 다하고 북한선수 영입은 이달 안에 마무리짓겠다"고 말했다.
◇골드컵 결산과 평가
단계별 훈련계획 중 1월은 선수들의 근력과 힘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도록 돼 있다. 목표가 골드컵 우승이었다면 웨이트 트레이닝도, 대회 도중 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돌아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전술 운영도 달랐을 것이다.
이번 골드컵 경기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당초 목표가 우승은 아니었다. 되도록 많은 A매치를 치르자는 것이었다. 부상 선수가 많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남은 선수들이 잘해줬다. 이들이 월드컵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히딩크 감독 역시 성적과 별개로 선수들의 전술 적응력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우루과이 평가전
대표팀이 홍콩 칼스버그컵 대신 골드컵을 택한 것은 당초 7일로 잡혀 있던 브라질과의 평가전 때문이었다.
그러나 브라질이 해외 전지훈련을 고집하는 바람에 우루과이전만 치르는 것으로 조정됐다. 장시간 해외여행의 피곤한 점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팀의 전력을 단시간 내에 끌어올리는 방법은 강팀과 경기하는 것이란 판단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그런 면에서 우루과이전은 도움이 될 것이다.
◇유럽 전지훈련
다음달에는 유럽 전지훈련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때도 소속팀 일정 때문에 해외 진출 선수들의 합류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본이 3월 21일과 27일 각각 우크라이나·폴란드와 평가전을 치르게 돼 자국 내 대표선수를 소집할 것이다. 우리도 이때 일본에서 활약 중인 우리 선수들을 형평성 차원에서 보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유럽의 경우 거리가 가까운 데다 우리 대표팀 A매치(튀니지·핀란드·터키)도 프로축구가 열리지 않는 수요일(3월 13·20·27일)이다. 경기 이틀 전에 유럽파들을 합류시켜 훈련과 경기를 한 뒤 돌려보낼 생각이다. 특히 27일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데이여서 해외에서 활동 중인 우리 선수들의 참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문제점의 보강
골드컵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두 가지다. 먼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다. 상대팀과 상황에 따라 경기 운영이 달랐어야 했다. 미국전 1-1 상황에서 대표팀은 원정팀인 만큼 수비 위주로 전환했어야 했다. 두번째는 골 결정력 부재다. 한국은 매 경기에서 서너 골 정도 넣을 기회가 있었지만 놓쳤다. 한국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수비 없이 슈팅연습을 한 결과며 히딩크 감독도 앞으로는 실제와 비슷한 상황에서 연습하겠다고 했다. 경기를 이끌어갈 리더 문제의 경우도 만약 유상철·황선홍이 있었다면 달라졌을 것이다.이 부분도 보완하겠다.
◇북한선수 영입
북한이 참가하는 싱가포르 타이커비어컵과 태국 킹스컵에 김주성·배명호 기술위원을 보냈다.
이들이 돌아오고 에메 자케 전 프랑스 대표팀 감독이 방한하는 22일께 기술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매듭짓겠다. 현재로서는 득실을 말하기 어렵다.
북한 선수가 한국 대표팀에서 뛰었을 경우 다시 북한 대표팀에 복귀할 수 없다는 FIFA 규정이 걸림돌이다.
샌디에이고=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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