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기구·조깅화·수영복… 건강 상품 잇단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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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스포츠용품·건강식품 등 건강 관련 제품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조깅화 등 운동화와 수영복을 찾는 사람과 유기농 야채 매장을 찾는 주부들도 많아졌다.
업계에선 '새해맞이 결심 효과'와 TV프로그램·금연 열풍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도 운동 욕구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현대백화점 스포츠팀 유연상 팀장은 "올 1월 스포츠용품의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의 3배 이상"이라며 "금연운동 확산 등 건강 관련 이슈가 여느 해보다 많아 당분간 매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잘 팔리는 스포츠용품=지난달 롯데백화점 본점의 러닝머신 등 헬스용품 매출은 2억7천여만원으로 지난해 1월(1억3천만원)보다 1백% 이상 늘어났다.
헬스기구는 1백만원 미만이 대부분이지만 고가 제품도 잘 팔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점의 경우 3백20만~3백70만원짜리 고가 러닝머신 제품만 지난달 1억원 어치를 팔았다. 삼성몰의 지난달 헬스기구 매출액은 8억2천만원으로 지난해보다 7배나 늘었다.
운동화·운동복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 서울 4개점의 운동화 매출은 전년보다 53%,수영복은 48% 늘었다.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정장 운동화로 통하는 '스니커즈'를 포함한 운동화 매출이 지난해의 두 배로 늘었다.
잘 팔리는 운동화도 바뀌었다.현대 압구정점 나이키 매장의 경우 평소 농구화 매출 비중이 70%를 차지했으나 올들어서는 조깅·테니스화 등 가벼운 러닝화의 매출 비중이 80%로 높아졌다.
나이키 매장 관계자는 "하루 평균 10켤레가 팔리던 러닝화가 올들어 20~25켤레로 늘었다"고 밝혔다.
스포츠용품 판매가 급증하자 현대백화점 반포점은 5월 문을 열 예정이던 나이키 상설할인 매장을 8일 서둘러 개점한다. 반면 따뜻한 날씨와 눈이 적게 내린 탓에 백화점 스키 의류·용품 판매는 지난해보다 2~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건강 먹거리도 인기=코미디언 이주일씨가 촉발시킨 금연운동,지난달 12일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 방영 등으로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유기농산물 매장은 지난해 하루 평균 90만원 어치를 팔았으나 올 1월에는 2백90만원으로 매출액이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롯데는 백화점별로 7~10평씩 운영하던 매장 면적을 2~3평씩 늘렸고 현대백화점 압구정점도 유기농 야채매장을 두 배로 확장했다.
농협 등에 따르면 올들어 쇠고기 소비량은 20% 가량 준 반면 닭고기 소비는 15% 이상 늘었다. 채식 열풍으로 식물성 지방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우유 소비가 정체한 반면 두유 소비는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 1월 우유 판매는 3% 는 데 그쳤으나 두유는 40% 이상 늘었다. 두유 소비가 늘자 우유제품만 내놓던 남양유업이 올들어 아기용 두유제품을 선보였고, 매일유업은 다음달 '검은 콩 두유'를 출시한다.
매일유업 한도문 실장은 "'뼈로 가는 칼슘 우유' 등 두유제품이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15만개 팔렸으나 올 들어서는 20만개 이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할인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선식 매출도 지난달 15% 늘었다. 외식업체의 메뉴도 채소류를 강화하고 있다. 씨즐러는 콩으로 만든 '빈스 베치 햄'과 '콩불고기 샐러드'를 새로 내놨다. 씨즐러 관계자는 "콩으로 만든 햄·불고기는 쇠고기와 맛이 흡사해 채식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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