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출신 대만계 여성 의원 발탁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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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혈통의 외국계론 일본 정치 사상 최초로 각료로 내정된 렌호 의원. [AP=연합뉴스]

모델 출신의 대만계 여성 의원이 일본 새 내각에 포함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출범하는 간 나오토(菅直人)의 2기 민주당 내각에 소비자·저출산 담당상으로 내정된 렌호(蓮舫·43) 참의원 의원이 주인공이다. 행정쇄신상까지 겸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일본 정치 사상 최초로 중화권 혈통의 각료가 되는 셈이다. 렌호는 대학 시절부터 줄곧 연예계에서 활동하다 2004년 참의원 선거에서 처음 정치인으로 입문한 초선 의원이다.

렌호는 무역업에 종사하던 대만 출신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도쿄에서 태어났다. 명문 사립인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 대학 재학 중 음향기기 회사의 수영복 모델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에 진출한 뒤 사진모델, TV 진행자 등으로 활동했다. 당시 호적상 본명은 어머니의 성을 딴 사이토 렌호였지만 연예계에선 ‘렌호’를 예명으로 썼다. 1995년부터 3년간 베이징대 중국어센터에서 유학했다.

렌호는 2004년 7월 참의원 선거에 도쿄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 젊고 참신한 인물을 찾던 민주당의 공천 전략에 따른 영입 케이스였다. 당시 한국계 출신으로 출마한 하쿠신쿤(白眞勳) 의원과 나란히 당선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한 민주당이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한 예산 재분배 사업에 참여, 관료들의 예산 낭비를 날카롭게 추궁하는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 줬다. 하지만 “굳이 세계 1등을 해야 하나, 2등이면 되는 것 아니냐”며 수퍼컴퓨터 관련 예산의 삭감을 주장하다 “1등을 지향해야만 2등도 할 수 있다”는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의 강력한 항의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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