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고겔 정상 포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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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매트 고겔(31·사진)·필 미켈슨(32)·팻 페레스(25·이상 미국)의 공통점은.
캘리포니아주 몬테레이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협회(PGA)페블비치 프로암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막판에 뒤집기를 당했다는 것이다.
2000년엔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해엔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가 각각 고겔과 미켈슨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올해는 신예 페레스가 영예롭지 못한 전통을 이어받았다. 페레스를 제물로 삼은 주인공은 공교롭게도 2000년 대회의 희생양이었던 고겔이었다.
고겔은 4일(한국시간) 페블비치 링크스 코스(파72·6천1백19m)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4타차의 열세를 극복하고 합계 14언더파 2백74타로 역전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72만달러.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리던 페레스는 난조 끝에 4오버파를 기록해 2위(합계 11언더파 2백77타)에 머물렀다.
드라이버를 나이키 제품으로 교체해 관심을 모았던 우즈는 6언더파로 공동 12위에 랭크됐다.
큰 경기 경험이 적은 페레스는 이날 14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범한데 이어 마지막 18번홀(파5·4백89m)에서 뼈아픈 트리플 보기를 범해 우승을 내줬다.
프로 골프에서 막판 역전승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1999년 브리티시 오픈에선 장 방 드벨드(프랑스)가 3라운드까지 3타차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날 18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해 폴 로리(영국)에게 우승을 내줬다.
96년 마스터스에 출전한 그레그 노먼(호주)도 3라운드까지 6타차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날 무려 6오버파를 치는 바람에 닉 팔도(영국)에게 우승을 헌납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70)가 남긴 한마디는 막판 역전패를 당한 선수들에게 교훈이 될 만하다.
"프로라면 결과의 90%는 정신력이 좌우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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