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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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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미국의 어느 권위지가 신문 오자(誤字)를 발견한 독자들에게 상금을 지급했다고 합니다만, 이번 주야말로 퀴즈를 내야 할 판입니다. 낸다면 이렇습니다. "에두아르트 푹스의 명저 『풍속의 역사』가 '행복한 책읽기' 오늘 자 지면에 모두 몇번이나 언급이 됐을까요?"
어쨌거나 '푹스 책의 한국 버전'이 27년 전에 발표된 소설가 이병주의 『에로스문화 탐사』입니다. 풍부한 도판을 넣어 재출간된 그 책을 '책이 있는 토크 쇼' 지면에 고인(故人)과의 가상대담으로 앉혔습니다만, 이런 시도는 선정주의와 무관합니다. 에로티즘을 외면하는 게 곧바로 도덕주의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것, 한국 사회는 그런 쪽의 목소리를 더 많이 필요로 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행복한 책읽기'는 망라주의식 편집을 지양하겠지만 다양한 읽을거리에 대한 배려는 기본입니다. 일왕(日王) 히로히토 신화를 고발한 『히로히토』, 그림 읽어주는 남자 이주헌의 『명화는 이렇게 속삭인다』, 이덕일의 『오국사기(五國史記)』 등도 함께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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