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부르며 북한 친구들 도와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 고양시 덕양어울림누리 대극장에서 지난 5일 열린 ‘북한 어린이 돕기 자선음악회’에서 참가 어린이들이 동요를 부르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5시30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덕양어울림누리(덕양문화체육센터) 대극장. 170명의 남녀 초등학생이 무대에 나와 '우리의 소원'을 합창했다.

고양시 음악협회 주최로 이날 오후 4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열린 '북한 어린이 돕기 자선음악회'의 마지막 장면이다. 합창이 끝나자 700여명의 고양시민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며 어린이들의 기특한 음악회에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고양시 음악협회는 이날 청중이 모금한 68여만원의 성금을 북한 어린이 돕기운동을 벌이는 국내 유력 사회복지기관인 월드비전에 전달했다.

이 행사는 고양시 초등학교 특기적성시간에 동요를 가르치는 최안나(42).김은주(41).오선(40)씨 등 여교사 세 명이 마련했다. 이들은 6년째 북한 어린이 돕기 자선음악회를 열어왔다.

올해는 주엽.냉천.상탄.문촌.신일.호수.식사 등 7개 초등학교 학생 143명과 고양시 어린이동요예술단 '별을 따는 아이들' 소속 어린이 12명이 공연에 참가했다.

여기에 MBC문화센터 동요반 어린이 15명이 찬조 출연했다. 어린이들은 만화주인공.동물.왕자.천사 등으로 예쁘게 분장하고 나와 동요 메들리와 창작동요, 캐럴 등을 율동을 섞어가며 불렀다.

어린이들은 행사를 위해 공연 3주 전부터 방과후 일주일에 한두 시간씩 교사 세 명의 지도를 받으며 노래연습을 했다. 교사들은 참가 어린이들의 학부모가 지원한 돈이 행사를 치르기에 부족하자 자비까지 털었다.

공연에 참가한 최하임(9.호수초 3년)양은 "가난으로 고통당하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노래를 통해 작은 위안이나마 전할 수 있게 돼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최안나 고양시 특기적성동요회장은 "북녘 어린이들이 제대로 먹지도, 공부하지도 못하는 현실이 늘 안타까워 아름다운 동요로 따뜻한 동포애를 전하고 싶어 행사를 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년에는 개성공단이나 평양에서 남북한 어린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음악회를 열어 북녘 어린이들의 손을 맞잡고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고픈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의 011-263-5998.

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